즐거운 소음
전명옥
스킨답서스 잎사귀가
오늘은 맑은 귀 같다
피아노 소리, 청소기 소리
귀 기울이지 않아도 넘어오는 음향이
양분되어 치렁치렁한 줄기 뻗어나간다
모로 누워 잠든 긴 밤
스킨답서스를 타고
아래층에서 들려오던 여자의 울음소리
여자의 울음소리를 부작위법으로 도청한
내 귀에 누런 잎사귀 몇 개 더 생긴다
말라 있던 이파리들 속에서
푸른 이파리 돋아나고부터
울음은
누군가의 깊고 고운 노래라 믿기로 했다
— 『가끔 실패하는 미래』, 한국문연, 2023.
전명옥 시인 _ 즐거운 소음 < 포토포엠 < 기사본문 - 미디어 시in (msi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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