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시인의 〈디카시 향기〉6 _ 황정산의 「갯벌은 살아있다」
갯벌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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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말들은 원래 동사였다
움직이는 것들이 굳어 명사가 된다
아직 굳지 못한 기억들
동사로 남아 꿈틀댄다
황정산
― 《한국디카시학》 2022년 하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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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산소를 만들어내는 숲이 있다면 그건 아마존 밀림일 것이다.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지금은 많은 면적이 파괴되었지만 지구 산소의 약 25%를 생산하는 이 아마존 밀림을 지구의 허파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구 산소가 주로 나무에 의해 생산된다고 알고 있지만 산소의 약 70% 정도를 생산해 내는 곳은 다름 아닌 갯벌이다. 갯벌의 1g당 수억 마리 식물 플랑크톤이 지구 산소의
를 생산해낸다. 그래서 이 갯벌을 바다의 콩팥이라고 한다. 갯벌은 수억 년 동안 각종 퇴적물로 만들어진 퇴적층이어서 스펀지처럼 생긴 수많은 숨구멍들이 있다. 이 숨구멍들이 거름종이 역할을 하면서 오염된 것들을 걸러내고, 갯벌에 의지해 살아가는 각종 동식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다시 한 번 더 정화된다.
갯벌이 죽어가고 있다. 인간이 쓰고 버린 각종 쓰레기들과 오염된 물이 정화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갯벌이 더 이상 정화작용을 하지 못한다면 인간은 더 이상 바다를 의지해 살아갈 수 없게 될 것이다. 각종 악취로 인한 대기 오염은 물론이고 동물과 식물의 폐사는 인간의 생존까지 위협하면서 대재앙을 초래하고 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는 갯벌을 막아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수만 년에 걸쳐 만들어진 갯벌이 단 몇 년 사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그 결과 인간의 삶은 더 빠르게 황폐해지고 있다.
움직이는 것들은 살아있는 것이고 움직이지 못하는 것들은 죽은 것이다. 갯벌은 살아 움직여야 한다. 저 등뼈 같은 갯벌이 굳어 단단해져버리면 지구의 몸은 서서히 죽어갈 것이다.
갯벌을 왜 보존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다.(이기영 시인)
이기영 시인
2013년 《열린시학》 신인상에 당선됐다. 2018년 제14회 김달진창원문학상과 2022년 이병주경남문인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나는 어제처럼 말하고 너는 내일처럼 묻지』가 있으며 디카시집으로는 『인생』을 출간했다. 현재 ‘백세시대’신문에 ‘디카시’를, ‘경남신문’에 ‘포토포엠’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국디카시연구소와 한국디카시인협회 사무국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기영 시인의 〈디카시 향기〉5 _ 황정산의 「갯벌은 살아있다」 < 포엠포커스 < 기사본문 - 미디어 시in (msiin.co.kr)
이기영 시인의 〈디카시 향기〉6 _ 황정산의 「갯벌은 살아있다」 - 미디어 시in
갯벌은 살아있다 모든 말들은 원래 동사였다움직이는 것들이 굳어 명사가 된다아직 굳지 못한 기억들동사로 남아 꿈틀댄다 황정산― 《한국디카시학》 2022년 하반기호.--------------------지구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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