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미디어 시in> 스페셜 집중 조명 _ 이건청 시인편1

미디어시인 2025. 4. 6. 22:40

그리움이 짙어지고 상상력도 깊어지는

이건청 시집 열아홉 개 섬과 암초들을 부르는 시(달나무, 2025)가 가진 문향과 깊이

 

 

 

인터뷰 진행: 김신영 시인

 

이건청 시인은 1942년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난 후 196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면서 시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시집 이건청 시집』 『목마른 자는 잠들고』 『망초꽃 하나』 『하이에나』 『코뿔소를 찾아서』 『석탄 형성에 관한 관찰 기록』 『푸른 말들에 관한 기억』 『소금창고에서 날아가는 노고지리』 『반구대 암각화 앞에서』 『굴참나무 숲에서』 『곡마단 뒷마당엔 말이 한 마리 있었네』 『실라캔스를 찾아서와 기획시집 로댕-청동시대를 위하여, 시선집 해지는 날의 짐승에게』 『움직이는 산』 『무당벌레가 되고싶은 시인』 『해지는 날 푸른 벼랑에 앉아』 『이건청 문학 선집(4) 이건청 시전집(2) 등을 발간했고, 현대문학상, 한국시협상, 목월문학상, 김달진문학상, 고산문학대상, 현대불교문학상, 편운문학상, 녹원문학상, 자랑스런 양정인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시인협회 회장과 한양대학교 명예교수를 역임했다.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건청 시인은 일평생 후학을 양성하고 시업(詩業)에 관련된 일만을 집중적으로 해 왔다. 그런 이건청 시인이 신간 시집 열아홉 개 섬과 암초들을 부르는 시(시결시인선 001)을 가지고 2025년 봄날 독자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원로 시인임에도 불구하고 감각적인 언술과 깊이 있는 시선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에 <미디어 시in>에서는 스페셜 집중조명을 통해 신간 시집에 대한 의미와 시인의 삶에 나타난 중요한 코드몇 가지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인터뷰는 경기도 이천에 거주하는 김신영 시인이 맡아서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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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 선생님 안녕하세요. 지난 22년 그동안의 이건청 시전 집을 발간하신 이후 이번에 시집 열아홉 개 섬과 암초들을 부르는 시를 다시 발간하셨는데요, 선생님의 열정적인 창작활동에 깊이 감동합니다. 이에 궁금한 점 몇 가지를 질문드리겠습니다.

이번 선생님께서 간행하신 시집 이름이 열아홉 개 섬과 암초들을 부르는 시인데요 그렇게 정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이건청: , “열아홉 개 섬과 암초들은 어느 섬을 지시하는 상징어입니다.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서쪽으로 1,000km쯤 떨어져 있는 곳에 섬이 하나 있습니다. 500만 년 전쯤 바닷속에서 솟아오른 화산으로 용암이 쌓여서 만들어진 섬과 암초 지대, 이 섬은 여러분도 잘 아는 갈라파고스 제도입니다.

1835, 찰스 다윈이 해양탐사선 비이글호를 타고 이 섬에 도착하기까지 갈라파고스 제도는 세상에 알려지지도 않은 무인도였습니다. 찰스 다윈이 이 섬에 머물며 이 섬에 딸린 여러 섬에서 핀치새 12마리를 채집하게 되었고, 제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란 새들이 제각기 다른 부리를 가진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핀치새가 신의 창조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따라 새의 부리가 제각기 달리 진화하였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지요.

그 섬에 사는 육지거북을 가리키는 갈라파고스가 그 섬의 명칭이 되어 쓰이고 있지요. 화산 폭발로 갈라파고스 섬들이 생겨난 500여만 년, 이 섬엔 사람이 드나들지 않은 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갈라파고스섬엔 지구상에는 오래전 멸종된 동식물들이 모여 살게 되었지요.

열아홉 개 섬과 암초들이 지닌 고유성, 원초성은 내 시에서 시적 상징으로 차용되면서 현대인 누구나가 까맣게 잊고 사는 원초적 생명력을 환기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까아맣게 잊고 살지만당신들이 잊고 사는 고유한 원시성의 환기물은 늘 원래의 자리에서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내 시집 열아홉 개 섬과 암초들을 부르는 시의 핵심 테마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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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 아직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시는 선생님 존경스럽습니다. 더구나 시집에서 발견하는 지질시대와 역사시대라는 신선한 감각에서 놀라운 상상력을 봅니다. 먼저 어떤 의미에서 지질시대를 탐구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이건청: 오늘날 시인들의 상상력의 범주는 우리가 사는 지금이라는 당대에 한정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당대라는 것은 사실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에 이어져 있는 것이고, , 우리가 아직 살아보지 않은 미래라는 시간과도 이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를 아는 것, 그리고 아직 살아보지 않은 미래를 아는 것은 우리가 사는 당대를 명확히 아는 일이기도 한 것입니다.

 

지구가 처음 생겨난 46억 년 전, 지구는 물로 가득 차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시로 외계 행성들이 달려와 충돌하고, 화산 폭발도 계속되는 불안정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나고 차츰 지구가 안정화되면서 지구의 겉껍질이 만들어진 것이 38억 년 무렵이었지요. 이때부터 미생물 형태의 생명이 생겨나기 시작, 이후 25만 년 지구상에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등장하고 인간에 의한 여러 가지 역사 기록이 남겨지기 시작했지요. 이때가 지금으로부터 1만 년쯤 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 1만 년쯤의 시기를 역사시대라 부릅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지구의 시간은 지질시대와 역사시대로 나뉘게 되지요. 1만 년 이전 지질시대의 지구 역사는 지구의 지질자료 속에 고스란히 남았으며 38억 년 이후 지구가 겪은 화산 폭발, 충돌 등도 지질 암반 자료 속에 고스란히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특히, 지구의 각종 퇴적암이 세세한 화석 자료들을 품고 있습니다. 각종 화석과 화산 폭발 들도 암반 자료들을 분석해보면 지구가 겪은 각종 변화의 모습을 알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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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 그러니까 지구가 겪어온 과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지질시대자료들을 찾아보아야 하겠군요?

 

이건청: 그렇지요, 그러니까 지구에 첫 생명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38억 년에서 1만 년까지의 자료들을 알아보아야 하겠지요. 이 시대를 우리는 지질시대라 부릅니다. 인간이 남긴 직접 기록물이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이 1만 년 이후인데 이때를 역사시대라 부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알 수 있는 지나간 날의 거의 모두가 지질시대에 속한 것들인 셈이지요. 우리가 흔히 보는 바위산, 바위, 벼랑들 모두가 지질시대의 귀한 자료이지요. 저 바위산과 벼랑들, 바위 골짜기 속에 많은 화석 자료들이 숨겨져 있고, 용암 자료들로 굳어 있기도 한 것이지요. 그래서, 퇴적암 등 암반 자료 속에 담긴 화석 자료, 암반 자료 등이 지질시대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중요 자료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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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 네 인류가 디디고 선 기반인 암석과 벼랑이 모두 지질시대의 귀한 자료라는 말씀이시군요. 
제가 섭렵하기에 선생님의 시는 청년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번 시집을 읽으며 젊은 감각을 느끼게 되는 것은 왜일까요?

 

이건청: 시가 젊다는 것은 시 정신이 치열하다는 말일 것이고, 시를 구축해내는 방법이 낡지 않았다는 말일 것입니다. 시정신은 시적 대상과 시적 자아의 관계가 긴장되어 있을 때 선연히 모습을 드러내게 마련입니다, 사실 시를 쓴다는 것은 방법을 찾아낸다는 말일 것입니다. 제 시 겨울 저녁의 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폐선 하나 있었네

새들은 다 떠났고

눈보라도 그친 날,

세상의 마지막

절간이 혼자 남아

 

쇠북을 울리는 저녁.

―「겨울 저녁의 시

 

위의 시에는 일체의 진술 적 말들이 배제되어 있습니다. 이 시는 시적 화자가 처해 있는 절대 고독을 보여주려는 시인의 의도가 그대로 나타나 있습니다. 말과 말, 이미저리와 이미저리가 철저히 고립되어 있습니다. 불과 6행 속에 철저한 고립, 단절감이 형태화되고 있습니다. 이 시는 시인이 선택한 6행 외에 다른 부분이 추가될 때 시적 긴장은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니까 겨울 저녁의 시6행으로 충족된 것이고 여기에 다른 부연 설명이 첨가될 때 시의 구조는 무너져 버릴 것입니다. 잘 된 시의 구조는 한 편의 시에 유일한 것입니다.

나는 이번 시집을 통하여 시의 구조 문제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자 노력한 셈입니다. 내 시가 청년의 시 같다는 지적은 내 시에 대한 칭찬처럼 들리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우리나라 청년 시인들의 시에 대해 갖는 나의 시적 불만도 이 시적 구조가 난삽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말들이 무잡하게 이어져 있는 시가 태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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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 선생님의 시집에서 특별히 주목받는 동물이 많은데요 특별히 실라캔스에게 경의를 표하는 까닭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건청: ‘실라캔스라는 육지 척추동물의 조상뻘인 물고기입니다. 이빨을 지니고 있고 앞다리의 흔적이 남아 있고, 새끼를 낳기도 하지요. 이 물고기는 35천만 년 전부터 6,500만 년까지, 살았다고 역사 교과서에 실려 있었지요. 6,500만 년 지구 제5 멸종 때 멸종한 것으로 알고들 있었지요.

 

36천만 년에서 65백만 년의

지구 지질지층에서 발견되는 화석 물고기 실라캔스

1938년 남아프리카 연안.

실라캔스 한 마리 그물에 잡혀 올라오니,

65백만 년 전 멸종되었다는 것이

살아있는 물고기로 잡히다니

65백만 년 전, 화석 물고기 모습 그대로

이빨도, 등뼈도 태아분만 흔적도 그대로,

그대로 잡히다니, 어부의 그물 속에서

푸득이다니 65백만 년을 물속에 살았으면서도

물고기로 진화되지 않은

육지 척추동물 그대로였다니,

실라캔스, 네 자존의 의지 앞에서

, 옷깃 여민다.

무릎 꿇는다. 65백만 년 물속에 살면서도

육지 척추동물을 지켰다니

실라캔스, 물고기 한 마리의 자존 의지 앞에

무릎 꿇는다.

우러른 밤하늘 영원을 스쳐 가는 유성 하나.

―「실라캔스전문

 

화석으로 남은 실라캔스는 등뼈동물이 바닷물고기로 진화되어가는 단계를 보여준다는 면에서 많은 관심을 끌게 되었지요. 분명 물고기인데 허파로 숨을 쉬고 짐승의 이빨과 앞다리의 흔적을 지니고 있지요. 또 태아 출산을 통해 새끼를 낳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실라캔스가 6,500만 년 전 멸종되었다고 믿고들 있었는데 1938년 남아프리카 연안에서 어부의 그물에 잡혀 올라왔습니다. 그러니까 멸종되었다는 6,500만 년을 바닷속에서 면면히 목숨을 이어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실라캔스가 6,500만 년 전 화석의 모습 그대로였다는 것입니다. 6,500만 년을 바닷속에 살았으면서도 바다 환경에 따라 진화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위의 인용 시는 환경변화에 따라가지 않고 6,500만 년 전 제 모습을 지켜 온 불굴의 자존 정신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지요. 지조도 절개도 쉽게 버리는 현실 앞에서 실라캔스는 가히 사표가 될 만도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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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 김신영: 선생님께서는 지질 암반 지대도 많이 답사하시면서 시를 쓰신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지질암반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지역이 어디일까요?

 

이건청: , 우리나라엔 지질시대의 암반 특성들을 보여주는 곳이 참 많습니다. 우리나라 어디서나 바위 벼랑들을 만나지요. 그런 바위 벼랑들을 보면 그 바위가 겪어온 숱한 환난의 세월이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철원지역, 한탄강 유역은 장구한 지질변화 양상을 직접 볼 수 있는 최적의 자원입니다. 이곳이 [유네스코 한탄강 지질공원]으로 지정되어 세계적 지질자원으로 보호되고 있지요. 한탄강 유역에는 20~7억 년 전(선캄브리아기)의 변성암, 2억 년쯤 전의 퇴적암, 화강암 등이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에 그 후 50~16만 년 전 2번에 걸친 대규모 화산 폭발이 있어 솟구쳐 오른 엄청난 용암이 그 위를 덮었지요. 현재의 철원, 연천, 전곡 지역이 그곳입니다. 다시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물 흐름이 깊은 흔적을 남겼고요. 그렇게 해서 지금 우리가 만나보는 한탄강의 절경이 생겨났습니다. 선캄브리아기 암반 위에 화산 폭발로 인한 용암이 덮이면서 한탄강 지질은 퍽 특이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한탄강 아래쪽에 내려와서 벼랑 위를 올려다보면 약 20억 년 이후의 장구한 지구의 변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지요. 한탄강 드르니 계곡에 서서 건너편 벼랑을 바라보면 몇 억 년의 시간, 지층들이 시루떡처럼 쌓여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한층한층이 수억 년 시간인 저것들이 누군가의 호명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지요. 지질시대 지구의 변모 양상들은 지질시대에 축적된 돌 속의 화석이나 돌의 성분분석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나는 틈만 나면 한탄강 지질공원을 찾아다니면서 몇 억 년 전 지나가 버린 시간 흔적들을 찾아다니며 소통을 시도해보곤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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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 선생님 이번 시집에서 이미 지나가 버린 38억 년 과거 시간과 함께 아직 우리가 만나보지 못한 “250km 밖 미래시간을 함께 말씀하고 계십니다. 250km 미래시간은 무엇이며 선생님께서 미래시간을 통해 표현하시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이건청: 1977년 미국의 NASA 우주센터에서 발사한 우주탐사선 보이저 1호와 보이저 2호는 48년 이 지난 지금도 태양계 밖을 뚫고 나가 250km 외우주 속을 달려가고 있습니다. 외우주란 태양을 둘러싸고 있는 8개의 행성을 벗어난 전혀 새로운 우주공간을 말합니다. 지금 지구의 인간들이 만든 722kg 쇳덩이 탐사선이 태양계를 모두 벗어난 외우주 속을 달려가며 신호를 보내주고 있는 것입니다. 보이저 탐사선의 우주탐사는 지구라는 공간에 머물러 있던 시인의 상상력을 태양계 밖 외우주 공간으로까지 확산시켜주는 계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우주공간에 살고 있을 수도 있는 생명들을 그리움의 이름으로 불러보고, 또 외계 생명들에게 지구의 생명을 알리고 싶은 사무치는 그리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1977년 발사된

우주탐사선 보이저호*에는

불시에 만날지도 모를 외계인을 위한

외계인에게 보내는 편지가 실렸다.

금도금 30cm 크기의 디스켓엔

115개의 지구 이미지 그림과

파도, 바람, 번개, , 고래와

동물들이 내는 소리,

각기 다른 문화와 시대의 음악,

그리고, 지구 55개 국어의 인사말들이 담겼다.

외계 행성의 그대들아,

지구인들이 내민

이 손을 잡아다오

망극한 이 손을 잡아다오

80억 인류가 건네는

지구 이미지들을, 암호를,

구명 신호를,

그대들이 피와 살과 뼈 아닌 생명이어도

와서 열어다오,

들어다오

감싸다오

그대들, 오순도순 우주 가족 마을

문을 열어다오

잡아다오.

80억 지구인들이 내민

망극한 이 손

 

* Voyager: 미국 NASA1977년에 발사한 우주탐사선 1호와 2. 어디선가 만날 수도 있을 외계인들에 보내는 디스켓 편지를 싣고 있음. 탐사선은 현재 태양계를 벗어나 외우주 250km를 가며 지구로 전파 신호를 보내오고 있음.

 

―「편지전문

 

위의 시 편지는 이 우주 어딘가에 존재할 외계인에게 보내는 구명 신호라 부르고 있으며, 그 구명 신호의 여실함을 ‘80억 현생 인류가 보내는 망극한 이 손이라고 부르고 있다. 지금 지구는 첨단과학 시대를 맞고 있다고 하지만 이 우주 속의 지구는 보잘것없이 미미하기까지 한 존재임을 알게 됩니다.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을 돈다는 빛의 속도로 250만 년을 가야 우리가 이따금 만나는 은하수(우리은하)에 닿는다고 하고 우주의 끝이라는 퀘이사 은하까지 900억 년을 가야 한다고 합니다.

 

나이 들어 뒤돌아보니 38억 년 지구의 시간이 쌓여 있고, 다시 앞을 보니 눈 시린 미래시간이 무한 쌓여 있는 걸 알게 됩니다. 나이 들고 늙어가면서 그리움이 많아지고 상상력도 펼 수 있는 것도 평생 시인으로 살아온 음덕이라 생각되어 늘 고맙게 생각하며 삽니다. 두루 고마운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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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 한편 동행한 이건청 선생님의 내조에 힘을 쏟는 서대선 시인은 선생님과 뜻을 같이하면서 문학인은 정신만큼은 누구에게도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문학인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하며 지향점이 세속과는 달라야 한다면서 고향인 이천에서 정신적 지주로, 지혜로운 품격을 지니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온 나라가 경제논리로, 정신이 살아있는 진짜들이 위축되고 묻혀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이기도 하였다. 

선생님은 지금도 소년 시절에 이천시 모가면 복하천에 은모래가 반짝이던 언덕과 마을의 긴 둑, 그리고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눈에 선하다고 하시면서 소년처럼 <하류>를 읊조리셨다. ‘집이란 정신이 거주할 수 있는 장소’라고 강조하면서 복을 빌어주는 이천의 집에 대한 애틋한 감회를 드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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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 김신영 시인 이건청 시인은 1942년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난 후 196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면서 시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시집 『이건청 시집』 『목마른 자는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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