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
이송희
한쪽 눈을 잃고서야
양쪽 눈을 얻었다
한쪽만 바라보며
한쪽으로만 걸었던
외골수 외길의 시간,
외롭고도 더딘 길들
흑백의 담장 앞에서 밀고 당기며 새던 밤
앞에서 달려오는 그의 말을 자르던
편견의 깊은 동굴 속
뼈아픈 밤의 소리
이제 나는 외눈으로 내 깊숙한 곳을 본다
한쪽 눈에 담겨지는 더 넓은 들판을
너와 나, 우리 사이를
가로지르는 말의 세계
― 『수많은 당신들 앞에 또 다른 당신이 되어』, 시인동네, 2020.
이송희 시인 _ 외눈 < 포토포엠 < 기사본문 - 미디어 시in (msi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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