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 시인의 〈時詩각각〉8 _ 강경화의 「남방돌고래」
남방돌고래 강경화 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한 새끼야 우리는 깊고 깊은 바다에서 태어났지만 물 위에서 숨을 쉬어야 해 심장 터질 듯 바람을 담을 수도 있고 가슴 뜨겁게 꿈꿀 일도 많단다 윤슬을 매일매일 만날 수는 없지만 운이 좋으면 노을이 가득한 하늘을 볼 수도 있어. 그런 날엔 보고픈 먼 고래에게 이 빛을 파도에 묶어 전해 주고 싶지, 맑은 밤에는 떨어지는 별을 받아 내 꼬리지느러미에 달아주마, 우리는 서로의 온기를 살 비비며 느껴야 하는 고래. 네가 주는 따뜻함은 하늘이 내게 준 선물, 그러니 이 에미가 닿을 수 없는 심연으로 들어가선 안 돼, 혹 멀어지면 네 온기를 더듬더듬 쫓아가마, 펼쳐갈 네 꿈처럼 넓은 바다에서 우리를 잇는 끈은 끊어지지 않을 거야, 그러니 제발 이 에미가 받쳐줄 테니 젖..
시조포커스
2023. 2. 15. 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