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람 시인의 〈시조시각〉24 _ 공화순의 「와이파이 유목민」
와이파이 유목민 공화순 드넓은 초원을 향해 소 떼를 모는 목동처럼 먹이가 있는 곳마다 모여드는 포노사피엔스 우리에게 안락한 소파 따윈 필요 없지 빠르게 휘두르는 와이파이 채찍들이 세상 끝까지 누빈다 생명줄 같은 멀티파이 혼자서 유랑하는 랜 망의 여행처럼 어디든 멈추면 끝장이지 아직도 갈 길은 머니까 ―공화순, 『나무와 나무 사이에 모르는 새가 있다』, 상상인, 2024. ---------- 미디어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정보에 노출되면서 정신적인 피로감이 커졌다. 누구나 손쉽게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데이터의 양적 팽창은 간혹 진실(진짜)과 거짓(가짜)을 가리는 능력을 요구하기도 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진위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 ..
시조포커스
2024. 10. 22.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