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소 시인 _ 당신의 캐리어
당신의 캐리어 김미소 가능한 은신처입니다 내장을 비우고 영원히 잠드는 법을 모색합니다 공원으로 진입하는 바퀴들 씨앗이 돋아날 궁리 중입니다 머리를 내민 채 표정을 물색 중입니다 당신에겐 밤으로부터 발급받은 여권이 놓여있습니다 1인용 패키지, 동행자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젠 날짜 변경선을 넘고 넘어 오랫동안 흘러갈 수 있습니다 환승을 위한 절차는 간단합니다 캐리어를 내려놓고 무사 귀환을 기도합니다 남겨진 환송객들을 위해 당신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아주 잠깐 망설입니다 눈을 감고 이산(離山)하기 좋은 날씨라고 중얼거릴 때, 새들이 날아갑니다 꽃을 한 송이씩 미는 꽃들로 나를 들켰다는 기분이 뜨겁습니다 선택은 언제나 하늘 아니면 육지이고 안전하고 빠른 이동만이 최선입니다 그 길을 따라 걸으면 (날면?) ..
포토포엠
2023. 12. 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