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람 시인의 〈시조시각〉15 _ 김영재의 「안경」
안경 김영재 세상을 밝게 보려 안경을 바꿨다 새로 산 안경 밖으로 세상이 밝아 보였다 하루 이틀 그럭저럭 서너 달이 지나고 세상은 더욱 밝아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밝게 보이던 것들이 더 자세히 보이기 시작하면서 내 몸에 이상이 생겼다 자세히 보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자꾸만 잘 보인 것이다 눈에는 진물이 나고 가슴은 덜컥 자다 깨고 — 『상처에게 말 걸기』, 책만드는집, 2023. ------------- 우리는 누군가를 보는 동시에 누군가에게 보이는 존재다. 시각은 눈을 통해 인지하고, 관찰하고, 판단하는 감각이다. 본다는 것은 망막에 비치는 하나의 상과 인간이 바라보는 주관적인 상으로 구분된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것을 바라보더라도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의 시선에는 언제나 타인의 ..
시조포커스
2023. 10. 22. 2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