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 시인의 〈時詩각각〉15 _ 박화남의 「대접을 대접하다」
대접을 대접하다 박화남 뚝배기 식당에서 목소리가 깨졌다 받아 든 설렁탕에 머리카락 보인다고 자리가 펄펄 끓는다 쩔쩔매는 늦은 밤 트집이 묻어있는 대접과 대접 사이 대접을 받으려면 큰 그릇 되라는데 큰 뜻을 품을 줄 몰라 사람만 부풀었다 ― 박화남, 『맨발에게』, 작가, 2023. -------------------------- 어느 뚝배기 식당. 손님은 받아 든 설렁탕에 머리카락이 보인다고 주인에게 따져 묻는다. “트집이 묻어있는 대접과 대접 사이”에는 “큰 뜻을 품을 줄” 모르는 손님의 고성에 의해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물론 식당 입장에서는 위생관리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손님들이 있는 식당에서 언성을 높이며 따져 묻는다면 식당 이미지는 어떻게 되겠는가? 『논어』에는 ‘군자불기君子不器’..
시조포커스
2023. 9. 11. 0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