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 시인의 〈時詩각각〉21 _ 유종인의 「마스크 열전」
마스크 열전 유종인 침방울이 날리는 건 침묵이 야윈 방증,원숭이와 박쥐서껀 염병이 옮아온 건귀보다 입을 많이 쓴말의 쏠림 탓일까 석씨釋氏의 귓불을 그리듯 가만한 경청이면엿보듯이 노리듯이 해코지도 돌려세워그윽한 그 고요 앞에서사경寫經하듯 소슬한 날 개들의 입질에는 입마개를 채워주듯그간의 허구한 말로 버력 하날 다독였나입에도 차꼬를 채워제 숨소리 들으란듯 가끔은 인파를 멀리 홀로 든 대숲에서파하, 하고 더운 한숨 단시短詩처럼 토할 때면귓등에 걸린 입마개나비처럼 팔랑이네 ― 『용오름』, 황금알, 2023. -------------------------- 침방울이 튀는 까닭은 말을 자제해야 하는데 입이 가볍고 말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입을 통해 음식을 먹고, 입을 통해 말을 한다. “원숭이와 박쥐서껀 염병..
시조포커스
2024. 5. 18. 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