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 시인의 〈時詩각각〉18 _ 이명숙의 「그늘의 사회학」
그늘의 사회학 이명숙 무작위로 복용한 날빛 나를 가둔다 독성 강한 말비침 이따금 치명이라 간단히 추락하는 건 이 세계의 불문율 나는 나를 증명할 면허를 포기한 채 나를 믿지 못하고 순한 불구가 되어 먼 지하 주차장 안쪽 재배치 된 민들레 신 없이 완성되는 신화를 상상한들 신불이나 신불자나 그럭저럭 다를 뿐 내부의 초라한 환호 첫눈처럼 사라질 세상이 요리하다 망쳐버린 신도여 신용 제로 무담보 달아나는 나비여 아픔이 흐드러져도 잊지 말라, 사람은 ― 『시조시학』, 2023, 가을호 -------------------------- 아픔이 흐드러져도 사람은 잊지 말라는 작가의 전언이 마음에 오래 남는 이유는 그만큼 어둡고 열악한 그늘에 내몰린 존재들의 절망과 슬픔이 크고 깊기 때문이다. 빛으로부터 소외되고 출구..
시조포커스
2024. 2. 10. 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