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시인의 〈어제 읽지 못한 시〉 6 _ 이병국의 「우리가 다행이라고 여기는」
우리가 다행이라고 여기는 이병국 손을 마주 잡던 날들 사이로 골목은 자꾸 가라앉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쥐었다 폈다 생각이란 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아픈 골방이어서 유폐된 시간 속 뒤를 돌아보던 네가 마땅한 인사도 건네지 못한 채 문을 나서는 것처럼 우리가 다행이라고 여기던 모든 요일이 그렇게 있다 ― 『내일은 어디쯤인가요』, 시인의일요일, 2022. -------------------------- 너와 내가 지나온 날들은 요행이거나 다행이다. 내일은 누구도 모르는 일이고, 아무튼 숱한 어제들을 지나왔으니 말이다. 시인은 이야기한다. “마땅한 인사도 건네지 못한 채”로 네가 문을 나섰다고. 네가 그렇게 ‘다행’의 세계로 사라지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봐야 했던 시인은 또, 어떤 마음이었을지, 마음이 쓰인다. 그..
포엠포커스
2023. 1. 22. 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