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포엠 _ 장인수 시인 _ 혀
혀 장인수 어릴 적 살곰살곰 송아지 곁으로 다가간 적 있다 엄마소가 다가와 마치 송아지를 핥듯 긴 혓바닥을 쭉 빼서 내 까만 얼굴을 핥아주었다 송아지도 덩달아 내 손등을 핥았다 나는 가만히 혓바닥에게 내 몸을 맡겼다 선생님이 칠판을 닦듯 엄마가 빨래를 하듯 아버지가 마당을 쓸듯 해의 긴 혀가 서산을 핥듯 분홍색이구나 말캉하구나 분홍빛 혀의 숨소리가 거칠구나 입 속의 피부 어깨도 핥는구나 혀를 놀리며 장난하느냐 나를 애무하는 이유가 뭐냐 내 몸에서 맛있는 풀 냄새가 나느냐 ― ≪시인세계≫ 2013년 가을호. 장인수 시인 _ 혀 < 포토포엠 < 기사본문 - 미디어 시in (msiin.co.kr) 장인수 시인 _ 혀 - 미디어 시in 혀 장인수 어릴 적살곰살곰송아지 곁으로 다가간 적 있다엄마소가 다가와마치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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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8. 16. 0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