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자 시인 _ 처음 접시
처음 접시 최문자 결혼하고 석달쯤 지나서 우리는 처음접시를 깨뜨리고 처음으로 캄캄함을 생각했다 두 가지 이상의 무거운 빵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나 사랑은 빵과 다른 중력 식탁 위에서 팔을 힘껏 뻗어도 팔이 닿지 않던 가난 접시에 담긴 빵들이 무거워서 나는 그 단단한 곳 낯 선 마루 위에 여러 번 접시를 떨어뜨렸다 손가락을 베고 문을 열고 나와 들판 나무처럼 서있었다 깨진 접시에서 꺼낸 말들 빵 안에 없었던 사랑의 문장 깨진 접시에도 빵의 손이 달려 있었다 나는 매일매일 노트에다 내 것이 아닌 빵의 이야기를 썼다 ― ≪시와 시학≫ 2019년 겨울호 최문자 시인 _ 처음 접시 < 포토포엠 < 기사본문 - 미디어 시in (msiin.co.kr) 최문자 시인 _ 처음 접시 - 미디어 시in 처음 접시 ..
포토포엠
2023. 11. 8. 2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