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문순 시인의 〈단시조 산책〉14 _ 최재남의 「발자국―장사해변에서」
발자국 ―장사해변에서* 최재남 바다를 헤쳐 왔지만 저 모래밭 건너지 못해 뒤엉켜 쓰러져 있는 핏물 밴 군화 자국 이따금 바람이 불면 다시 일어나 달린다 *한국전쟁 당시 장사리 상륙작전을 펼치다 희생된 학도병들이 잠든 곳 ― 《시조미학》 2023 여름호, 한국시조시인협회. --------------- 시인은 자연에서 포착한 순간들을 아름다운 언어로 직조하여 독자에게 감동을 주기도 하고, 사회 현상에 대한 부조리를 파헤쳐 고발하는 비판적 사고를 신랄하게 보여주기도 하지만 역사적 사건들이 동원되어 관심과 참여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최재남 시인이 시적 소재로 사용한 ‘장사 해변’은 특별히 관심 기울이지 않았던 장소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알게 하는 정보의 기능이 있으며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전쟁의 참..
시조포커스
2023. 8. 24. 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