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호 시인의 〈퀘렌詩아〉 2 _ 한백양 시인의 ‘왼편’
낯선 일상이 평범한 시가 된 휴머니즘적 알레고리 최병호 한백양의 시들은 진솔한 일인칭적 진술이 압권이다. 일인칭의 진술들이 독자들을 사로잡는 것은, 진지한 태도 면에서 일인칭을 능가할 언어들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백양의 일인칭은 자기 내면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 실패하고 있다기보다는 그것을 거부한다. 한백양은 자칫 진부하고 촌스러운 함정에 빠지기 쉬운 일인칭 화자를 이웃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가진 관찰자로 부각하는 데 크게 성공하고 있다. 한백양은 일인칭의 화자를 매우 생산적으로 활용하면서도, 그 존재 가치를 노출하지 않고 있다. 오직 이웃들을 바라보고 가장 효과적으로 대변해 줄 관찰자로서 일인칭 화자는 존재한다. “애정을 가진 대상들이라면, 그 대상들에 대한 것들은 하나도 놓치..
포엠포커스
2024. 3. 17. 1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