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시인의 〈디카시 향기〉2 _ 공광규의 「몸빼바지 무늬」
몸빼바지 무늬 몸매를 잊은 지 오래된 어머니가 일바지를 입고 밭고랑 논두렁으로 일흔 해 넘게 돌아다니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벗어놓은 일바지에 꽃들이 와서 꽃무늬 물감을 들여주었습니다 공광규 ------------------------------------------ 이 작품은 2015년 제1회 디카시작품상 수상작이다. 10월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길거리마다 꽃집마다 국화가 지천이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일바지에 있던 꽃무늬가 국화꽃처럼 화사해서, 그러나 밭일이며 들일이며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하던 어머니의 힘든 삶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오히려 더 목 메이는 그런 꽃무늬 일바지에 시인은 얼마나 슬프고 어머니가 그리웠을까. 5행으로 된 시적문장만을 읽었을 때는 그리 큰 감흥은 없지만 사진과 함께 읽었을 때, 시를 ..
포엠포커스
2022. 10. 20.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