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람 시인의〈시조시각〉3 _ 이종문의 「아지매 김끝남 씨」
아지매 김끝남 씨 이종문 부고가 날아왔다, 아지매가 가셨다는, 그냥 리어카에 투욱, 받혔는데 여든 해 쉬던 숨결을 멈췄다는 것이다 영안실 안내판을 찬찬히 살펴봐도 누가 아지맨지 도무지 모르겠다 상주의 이름을 보니 김끝남 씨인가 보다 아내에 맏며느리, 어머니에 아지매라 가슴에 단 한 번도 제 이름을 못 달다가 처음사 영안실에다 이름을 단 김끝남 씨. 살아 몰랐던 것 가시고사 겨우 알고 향불을 피워놓고 두 번 절을 하는 것을 아지매 김끝남 씨가 말없이… 굽어본다 - 이종문, 『정말 꿈틀, 하지 뭐니』, 천년의시작, 2010. --------------------------- 세상의 모든 것들은 이름을 갖고 있다. 이름은 기본적으로 사람들 사이의 소통과 합의가 분명해지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이름은 다른..
시조포커스
2022. 10. 31. 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