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 시인의 〈時詩각각〉17 _ 이토록의 「플라스틱 트리」
플라스틱 트리 이토록 전나무 엉덩이에 플러그를 꽂는다 오늘은 거룩한 밤 성자가 태어난 날 울음이 강보에 싸여 말구유를 타고 온다 캐시밀론 솜눈을 거실 가득 내려야겠다 종소리도 닿지 않는 불 꺼진 첨탑 아래 남몰래 아이를 지운 마리아가 우는 밤 죽은 나귀 발자국들 공중을 걸어가고 밑동을 다 들어낸 불구의 기억인지 나무는 뿌리도 없이 우듬지만 푸르다 ― 『흰꽃, 몌별』, 작가, 2020. -------------------------- 연말은 성탄의 분위기에 들떠 밝고 활기차다. “전나무 엉덩이에 플러그를 꽂”자, 화려한 장식이 매달린 나무에는 형형색색의 빛이 화사하게 반짝거린다. 그러나 연말의 겨울은 가장 춥고 어둠이 긴 계절이기도 하여, 어느 때보다 사회에 그늘진 곳에 희망과 구원의 손길이 필요하..
시조포커스
2023. 12. 22.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