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람 시인의〈시조시각〉4 _ 박시교의 「코로나19 모노드라마」
코로나19 모노드라마 박시교 오랜만에 인사동 골목 안 그 술집 갔었지 반갑게 마주치던 그 누구도 보이지 않고 주인장, ‘그 사람 며칠 전 혼자서 왔어요’ 그랬구나, 그도 나처럼 발길 따라 왔었구나 사람이 그립다는 것은 자네나 나나 어쩔 수 없이 마음이 허하다는 것 어쩌겠는가, 그놈의 역병 탓이지 만나봐야 그냥 잔잔한 눈웃음에 술잔 권할 뿐이겠지만 그렇지, 긴 말 무슨 소용에나 닿겠는가만 아아 그래도 그렇지, 이 사람아 거리두기 그게 뭐라고, 자네와 나 사이에 무슨 거리가 가당키나 한 일이던가. 사람이 그리운 것은 우리가 살면서 어쩔 수 없이 키우게 마련인 마음의 더께 그 앙금 아니던가 아니면 추억앓이 같은 삶 그 되풀이 아니던가 ― 『동행』, 푸른사상, 2022. ----------------------..
시조포커스
2022. 11. 28. 0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