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 시인의 〈時詩각각〉25 _ 김보람의 「도시 심리지도」
도시 심리지도 김보람 고층 빌딩에 불시착한 비행기 조종사처럼 칼날 같은 달을 품고 공중을 헤엄칩니다 심해의 잠수부 되어바닥에 내려앉죠 오늘의 고독은 뭉개진 얼굴입니다 고여 있는 울음이 거센 물살을 품었죠 더 많이 얼룩진 쪽을우리는 잘 압니다 여러 겹의 불면증이 도시의 편집점 절벽이 절벽의 출구가 될 때까지 파도는 부서지면서회복을 꿈꿉니다 ― 『가히』, 2023년, 창간호. -------------------------- 자신의 꿈이나 의지와 상관 없이 주체는 도시에 왔다. “칼날 같은 달을 품”은 시간이니 아마도 이 시의 배경은 초승달이나 그믐달이 뜰 무렵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공중을 헤엄”친다고 한 것은 비빌 언덕이 없는 사고무친四顧無親의 상황임을 말해준다. 이른바 각자도생各自圖生이다. 혼자서 헤..
시조포커스
2024. 11. 10. 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