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시인의 〈어제 읽지 못한 시〉 7 _ 김용옥의 「익숙함에 대하여」
익숙함에 대해 김용옥 모두 잠든 집안 밤 내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수묵 빛 모서리 진 언저리 이제 안경을 쓰지 않고도 물병을 집어 들고 물컵을 채우고, 갈색 뚜껑을 열어 상비약을 찾고, 쌓여있는 책더미 켜 사이에서 읽다 만 페이지를 찾아내고, 나무탁자에 기댄 오래된 어둠마저도 친근하다 두께도 무게도 덜어내고 가볍디가벼운 바람으로 목이 늘어난 셔츠처럼 느슨하고 편안하게 경계를 넘어간다 ―『미술관 점경일지』. 시로여는세상, 2022. -------------------- 사는 일이 그리고 시를 쓰는 일이 뭐 그리 대순가, 싶은 요즘이다. 삶이 어느 특별한 지점을 관통하기도 하지만 삶의 매 순간이 그렇진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써 과장되게 슬퍼하고 외로움을 부풀리는 시들을 보면, 이해는 하나 안쓰럽다는 ..
포엠포커스
2023. 2. 16.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