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시인의 〈디카시 향기〉7 _ 김영빈의 「氷魚」
氷魚 저들의 단단한 生은 추운 겨울이 아니라 뜨거운 여름을 거스른 혹독한 담금질로 완성되었을 것이다 김영빈 ―2023년 《GuideMe》 1월호 --------------------- 한겨울 얼음 속에서 산다는 빙어. 하지만 이 빙어는 얼음 그 자체로 태어났다. 겨울이 끝나는 봄의 초입인지 모르겠지만 햇볕을 즐기러 나온 빙어 한 마리가 눈 밝은 시인의 눈에 포착되었다. 머잖아 서서히 녹아서 흔적 없이 다시 無로 돌아가겠지만 한 생이 여름부터 혹독한 담금질에 의해 완성되었다는 건 소멸하는 시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기억일 것이다. 발길에 차이는 이름도 없는 풀꽃도 그 시간만큼은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듯이 이 빙어에게도 이 순간만큼은 존재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그리고 한 편의 시로 ..
포엠포커스
2023. 2. 7. 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