氷魚
저들의 단단한 生은
추운 겨울이 아니라
뜨거운 여름을 거스른
혹독한 담금질로
완성되었을 것이다
김영빈
―2023년 《GuideMe》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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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얼음 속에서 산다는 빙어.
하지만 이 빙어는 얼음 그 자체로 태어났다. 겨울이 끝나는 봄의 초입인지 모르겠지만 햇볕을 즐기러 나온 빙어 한 마리가 눈 밝은 시인의 눈에 포착되었다. 머잖아 서서히 녹아서 흔적 없이 다시 無로 돌아가겠지만 한 생이 여름부터 혹독한 담금질에 의해 완성되었다는 건 소멸하는 시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기억일 것이다. 발길에 차이는 이름도 없는 풀꽃도 그 시간만큼은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듯이 이 빙어에게도 이 순간만큼은 존재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그리고 한 편의 시로 박제되었으니 영원히 살 것이다. 순간이 영원으로의 긴 여행을 시작하였다.
누가 감히 이 생명을 부질없다 할 것인가.(이기영 시인)
이기영 시인
2013년 《열린시학》 신인상에 당선됐다. 2018년 제14회 김달진창원문학상과 2022년 이병주경남문인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나는 어제처럼 말하고 너는 내일처럼 묻지』가 있으며 디카시집으로는 『인생』을 출간했다. 현재 ‘백세시대’신문에 ‘디카시’를, ‘경남신문’에 ‘포토포엠’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국디카시연구소와 한국디카시인협회 사무국장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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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 시인의 〈디카시 향기〉7 _ 김영빈의 「갯벌은 살아있다」 < 포엠포커스 < 기사본문 - 미디어 시in (msiin.co.kr)
이기영 시인의 〈디카시 향기〉7 _ 김영빈의 「갯벌은 살아있다」 - 미디어 시in
氷魚 저들의 단단한 生은추운 겨울이 아니라뜨거운 여름을 거스른혹독한 담금질로완성되었을 것이다김영빈― 2023년 《GuideMe》 1월호---------------------한겨울 얼음 속에서 산다는 빙어.하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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