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문순 시인의 〈단시조 산책〉22 _ 이남순의 「빈병」
빈병 이남순 쓰러져 본 사람만이섰던 날을 기억한다 가득 차 있을 때는듣지못한숨비소리 나누고비운 후에야바람과 섞이는 몸—이남순, 『이녁이란 말 참 좋지요』, 시인동네, 2024. ---------- 개인적 정서가 잘 드러나는 표현 양식으로서 서정시는 시조가 가깝게 채택하고 있는 장르이다. 일상에서 축적된 경험과 시간들이 특별한 지각을 형성하고 개인을 둘러싼 세계에 사물의 속성이 개입되면서 새롭게 포착된 의미가 재발견되고 시인은 이를 주제화하게 된다. 김용택 시인은 “시가 내게로 왔다”라는 표현을 썼지만 대체로 이러한 시적 동기는 그냥 오는 것이라기보다 간절해야 나타나며 잡아야 내 것이 된다. 또한 이것은 순간적이라 기록으로 가둬놓지 않으면 금방 달아나 버린다. 이남순 시인의 빈 병의 경우도 일상속에..
시조포커스
2024. 7. 7. 1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