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문순 시인의 〈단시조 산책〉20 _ 이승은의 「간」
간 이승은 바다 속 2킬로미터 심해상어 산다는데 어둠에 길이 들어 아예 눈을 버렸다는데 수억 년 먼눈의 안쪽, 그 빛을 나 꿈꾸는데 ―이승은, 『분홍입술흰뿔소라』,작가,2024, ----------- 시는 특별한 것들을 요구하지만 그 특별함은 평범한 것들 속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삶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삶을 살고자 하지만 마지막에는 평범한 것들에서 진리를 찾게 된다. 이승은 시인이 포착한 시의 풍경도 아주 일상적인 삶에서 얻어진 것들이다. 심해 상어 간유로 만든 스쿠알렌이라는 건강 보조제를 복용하면서 느꼈던 경험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바다 속 2킬로미터 심해”는 우리 인간이 범접하지 못할 공간이다. 그곳에 사는 상어는 “어둠에 길이 들어” 눈을 버렸지만 여전히 강인한 생명력..
시조포커스
2024. 4. 19. 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