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문순 시인의 〈단시조 산책〉12 _ 이태정의 「값」
값 이태정 밥값도 못 해요, 밥값은 겨우 해요 언제부터 서로를 밥값으로 매겼는지 밥이란 갑甲에게 치르는 뜨거운 몸값 ― 이태정, 『빈집』, 책만드는집, 2022. ‘값’이라는 단어를 읽으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얼마 전 필자가 살고있는 아파트 주변 미용실에서 보게 된 두 노인인데 밥값을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연령은 70대 전후로 보였는데 이웃으로 살면서 친분이 두터워진 사이인 것 같았다. 미용실에 파마 예약이 되어있던 한 노인이 친구분께 점심을 샀던 모양이다. 점심을 대접받은 노인은 시간으로 갚으려고 했는지 그날의 일정을 미뤄가며 이분의 파마가 끝나기까지 옆을 지키는 것이었다. 가서 일 보라고 만류를 해도 밥값을 해야 한다고 “이쁘다 이쁘다” 추임새까지 넣어가며 2시간여의 지루한 파마를 ..
시조포커스
2023. 6. 26. 1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