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두자 시인 _ 「사과는 둥글고 악수는 어색하게」
사과는 둥글고 악수는 어색하게 하두자 우리는 날마다 착하게 인사를 하지 동글동글 사과는 접시에서 제 무게를 잘 지키고 있지 입술에 웃음 걸어 놓아도 당신의 손은 언제나 불안해 뜨거운 찌개 같이 끓고 있거든 당신과 나의 세상은 같으면서도 서로가 달라서 가끔은 푸른 다알리아 꽃을 손에 들고 사랑이라는 거품 문 문장으로 당신은 나를 물어뜯고 나는 두통이 멈추길 기다리지 소용돌이에 갇혀서 했던 말과 하지 않은 말들이, 나쁘거나 나쁘지 않는 말들이 귓구멍을 파고 들 때 주어가 되는 사과는 어색한 목적어로 변할 수도 있다는 걸 키보드나 핸드폰 두드린 손가락이 허공에다 스프레이 뿌려대는 것처럼 한 사람은 말의 사실만 기억하고 또 한 사람은 말의 느낌만 기억했지 당신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어 내가 한 일은 당신이 알고 ..
포토포엠
2023. 1. 28. 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