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린 시인의 〈감동과 감탄〉 6 _ 슬릿스코프 · 카카오브레인의 「오래된 집」
— 가짜가 판을 치는 시대, 우리들 눈앞에 있다. 오래된 집 슬릿스코프 · 카카오브레인 나는 오래된 집에 산다 생나무를 때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이렇게 튼튼한 나무들 사이에서 이제는 주인을 잃어버린 집 나는 나무의 나이테를 세어보며 시간을 짐작한다 지붕은 비가 새지 않는지 도통 관심이 없다 아버지는 생전에 술을 좋아하셨다 할아버지는 평생 술을 담그셨고 아버지는 평생 술을 받으셨다 나는 아버지가 심어둔 나무의 가지를 하나씩 흔들어본다 시간을 알기 위해서는 가지를 아주 많이 펴야 한다 지붕의 이끼는 매년 풍화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술을 마시며 아버지는 자주 바람 속에 나무의 나이테가 없다고 노래하셨다 내가 이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겨울이다 겨울엔 누구나 집 안에 있기 때문이다 이 집에 살면서부터 나는..
포엠포커스
2023. 2. 26.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