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문순 시인의 〈단시조 산책〉 27 _ 강경화의 「국화 분재」
국화 분재 강경화 가고픈 길 막힐 땐 포기도 방법이다 몸 잘리고 뒤틀리면 구불구불 살아지더라 꿈처럼 노란꽃 피고지면 또 그렁그렁 살만하더라 ―강경화, 『자주, 걸었다』(광주문학아카데미 4시집), 다인숲, 2024. ------------ 초목의 줄기나 가지를 보기 좋게 가꾸어서 감상하는 게 분재이다. 식물의 자연적인 생장을 인위적으로 억제해서 작고 예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분재의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뿌리나 가지를 철사로 꼬고, 비틀기도 하며 모양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아름다움으로 가기까지는 사람의 오랜 시간과 손길이 필요하다. 축소시킨 자연을 사람 가까이에 가져다 놓은 예술이 분재라고 하는데 분재의 탄생 과정을 지켜본 일반인들은 아름답다기보다 고통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시조포커스
2025. 2. 10.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