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시인의 〈어제 읽지 못한 시〉 3 _ 하상만의 「내일」
내일 하상만 내일이 오려 하네 내게 그런 것이 남아 있네 받고 싶은 것은 주지 않고 주고 싶은 것을 주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처럼 내게도 능력이 있네 너를 좋아하는 능력 네가 없으면 나는 무능력하네 천천히 차를 마시네 천천히 내일이 올 수 있도록 내가 하려는 일은 자주 소용이 없네 네가 내게 온다면 아름답게 너를 오해해 줄 텐데 가까운 길을 가르쳐 주어도 가던 길로만 가는 사람처럼 내일이 오려 하네 그런 것이 내게 남아 있네 『추워서 너희를 불렀다』, 걷는사람, 2022. --------------------------------- 나에게도 ‘내일 같은 것’이 남아 있을까? 곰곰하게 생각을 해봐도 모르겠다. 내일은 불친절한 연인 같은 것이어서 가까운 길 마다하고 멀리로만 돌아와서는, 제가 주고 싶은 것..
포엠포커스
2022. 11. 13. 1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