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극장
손미
뭘 보여줄까
동화극장 앞에서 기다렸지
여기서 이름을 잃어버렸어
극장 자판기에 돈을 넣었는데
아무도 안 보는 네가 나온다
여기서 만날 줄 몰랐어
살아있는 줄 몰랐어
뭘 보고 싶어?
내가 나라는 증거
늦은 밤 극장을 찾는 사람들
왜 그런 사람들 그림자는 초록색일까
뭘 보고 싶어?
무수하게 우리가 상영되는 동안
이름이 유품 되는 동안
내가 나였다는 증거
더 가면, 멍든 의자들
좀 앉지 그래
아무도 안 봐주는 몸짓은
잠시 멈추고
먹먹한 여기에
좀 앉지 그래
― ≪시와 함께≫ 2020년 가을호
손미 시인 _ 동화극장 < 포토포엠 < 기사본문 - 미디어 시in (msi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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