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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자 시인 _ 처음 접시

포토포엠

by 미디어시인 2023. 11. 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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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시
 
최문자  

결혼하고 석달쯤 지나서
우리는
처음접시를 깨뜨리고
처음으로
캄캄함을 생각했다
두 가지 이상의 무거운 빵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나 사랑은 빵과 다른 중력

식탁 위에서
팔을 힘껏 뻗어도 팔이 닿지 않던 가난  
접시에 담긴 빵들이 무거워서
나는
그 단단한 곳   
낯 선 마루 위에  
여러 번 접시를 떨어뜨렸다

손가락을 베고 
문을 열고 나와
들판 나무처럼 서있었다

깨진 접시에서 꺼낸 말들
빵 안에 없었던 사랑의 문장

깨진 접시에도
빵의 손이 달려 있었다

나는
매일매일 
노트에다 내 것이 아닌 빵의 이야기를 썼다

 ― ≪시와 시학≫ 2019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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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자 시인 _ 처음 접시 - 미디어 시in

처음 접시 최문자 결혼하고 석달쯤 지나서우리는처음접시를 깨뜨리고처음으로캄캄함을 생각했다두 가지 이상의 무거운 빵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나 사랑은 빵과 다른 중력 식탁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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