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린 기자
오늘의시조시인회의는 제20회 ‘오늘의시조문학상’에 이송희 시인의 「어떤 임종」을 선정했다. 이송희 시인은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되었으며, 《열린시학》 등에 평론을 쓰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환절기의 판화』, 『아포리아 숲』, 『이름의 고고학』, 『이태리 면사무소』, 『수많은 당신들 앞에 또 다른 당신이 되어』, 『대명사들』, 『내 말을 밀고 가면 너의 말이 따라오고』, 평론집 및 연구서 『아달린의 방』, 『눈물로 읽는 사서함』, 『길 위의 문장』, 『경계의 시학』, 『거울과 응시』, 『현대시와 인지시학』, 『유목의 서사』 등을 발간하였다. 제20회 고산문학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남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번 선정은 지난 한 해 동안 발표된 작품들 중 선고 위원 3명이 5편씩 추천해 본심 심사위원 3명이 1편을 뽑는 방식이다. 등단 15년 이상 시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제20회 오늘의시조문학상’ 본심에는 여러 작품들이 익명으로 올라와 있었는데, 본심을 맡은 유재영 시인, 이승은 시인, 유성호 평론가는 철저하게 블라인드 테스트에 의해 수상작을 선별하였고, 그 결과 이송희 시인의 「어떤 임종」을 ‘제20회 오늘의시조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어떤 임종」은 《불교문예》(2024, 가을호)에 발표된 작품으로, “언어와 리듬의 집중성 안에서 누군가의 임종을 지키는 과정이 실감 나게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함께 올라온 「오래된 집」, 「무음의 세계」 또한 이송희 시조의 형상과 인식을 잘 보여주는 가편佳篇들”이었다고 언술했다.
아울러 심사위원들은 수상작 「어떤 임종」이 “시간과 공간, 내면과 상황이 상응해 가는 세계를 담으면서 그 과정을 삶의 아스라한 아우라로 전이시키는 상상력을 아름답게 보여주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침묵이 말이 되고 발이 되는 어떤 전이의 순간에 “누구도 읽지 못한 당신을/그만 놓고” 방안을 빠져나오는 이의 시선으로 수습한 빼어난 기록이 아닐 수 없다”고 극찬하며, “율독을 한다면 더욱 깊어진 이송희만의 언어적 결이 다가올 것”이라고 평했다. 무엇보다 “오늘의시조문학상의 역사와 그 위상에 상부하는 작품이라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시인은 수상 소감을 통해 “등단 23년이 되는 동안,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시집을 낸 것이 벌써 일곱 권이 됐다. 저를 격려해 주고 응원해 준 분들이 없었다면 저는 계속 시조를 쓸 수 없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또한 “회원들에게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고 동기부여가 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제정된 상의 의미를 새기며 힘을 내” 보겠다고 다짐했다. “홀로 감당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아내며 고뇌와 번민 속에서 함께 슬픔을 감내하는, 소중한 이웃들의 안부를 챙기며 글을 쓰겠다”고 말했다.
‘제20회 오늘의시조문학상’ 시상식은 2025년 2월 15일 오후 14시, 서울 강남구 대치 2동 복합문화센터에서 정기총회와 함께 진행되었으며, 오종문 시인 정수자 시인 홍성란 시인 이승은 시인 박명숙 시인 정용국 시인 임성구 시인 김보람 시인 표문순 시인 임성규 시인 김동찬 시인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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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어떤 임종
이송희
두 귀를 틀어막은 겨울이 누워있다
방안을 떠도는 불안한 눈망울
침대 위 검은 울음이
낯선 이름을 부른다
창밖에선 불, 규칙적인 말들이 우거졌다
유언이 되지 못한 채
의미 없이 반복된,
입 안에 담고 있는 말을
꺼내려는 손가락
하얗게 저물어 가는 당신 너머의 당신들
침묵은 말이 되고 발이 되어 가는지
누구도 읽지 못한 당신을
그만 놓고 나온다
― 《불교문예》 2024년 가을호 발표작.
본지 연재 작가 이송희 시인, ‘제20회 오늘의시조문학상’ 수상 < 현장+ < 뉴스 < 기사본문 - 미디어 시in
본지 연재 작가 이송희 시인, ‘제20회 오늘의시조문학상’ 수상 - 미디어 시in
하린 기자 오늘의시조시인회의는 제20회 ‘오늘의시조문학상’에 이송희 시인의 「어떤 임종」을 선정했다. 이송희 시인은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되었으며, 《열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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