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문순 시인의 〈단시조 산책〉 28 _ 곽종희의 「민들레」
민들레 곽종희 아무리 이 세상이 콘크리트 벽이래도 꽃 피워 낼 틈새는 분명히 있을거야 보란 듯 보도블록에 가부좌 튼 노숙자―『오늘의시조』 2025 제19호, 오늘의시조시인회의. ----------- 보도에 피어난 꽃에 관한 시는 많은 사람들이 써왔다. 관심을 갖지 않으면 볼 수 없는 현상인데 섬세한 시인들의 눈에는 잘 포착되는 것 같다. 보도에는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다. 제 몸보다 큰 먹이를 낑낑거리며 끌고 가는 개미를 지나치는 경우도 있고, 방향을 잃은 지렁이들의 출현, 그리고 이름 모를 작은 풀들과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씨앗의 발아도 어느 틈에선가 일어나 버젓할 때가 있다. 행인들의 발은 조심성이 없다. 가까이보다는 먼 곳을 보며 걸을 땐 자기에 집중한다. 단단한 콘크리트 속에서 얼굴을 내미는 작..
시조포커스
2025. 3. 23.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