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린 기자
표문순 시인이 작품 '별의 기록문'으로 제5회 정음시조문학상 수상했다. 표문순 시인은 2014년 《시조시학》으로 등단한 이래 열린시학상, 나혜석문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 신인상을 수상했고 시조집 『공복의 구성』을 발간한 바 있다.
정음시조문학상은 등단 15년 미만의 시조 시인들이 문예지에 발표한 작품들(각 5편)을 심사 대상으로 하여 선정한 후 수여하는 문학상이다.
심사를 맡은 문정희 시인, 이승은 시인, 유성호 평론가는 표문순 시인이 첫 시조집 『공복의 구성』(고요아침, 2019) 발간한 이래 “주체와 대상 간의 경험적 화음을 향한 순연한 열망을 담아왔고, 정형 안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사유와 감각을 풀어놓으면서도 시조 특유의 동일성을 지켜가는 미학”을 선보여 왔다고 평가했다. “균형과 정형의 양식적 결속과 미학적 세련화를 통해” 표문순 시인이 “사물과 주체가 느끼는 동일성의 차원을 독자적인 서정적 격조로 노래해왔다”며, 수상작 「별의 기록문」이 “우주적 상상력과 모성(母性)의 기억을 결합시켜 가장 아름답고 근원적인 순간을 잡아”낸 수작이라고 언급했다.
표문순 시인은 “이번 수상작 ‘별의 기록문’의 경우” “특별하지 않았던 것에서의 발견이었습니다. 공전하는 딸아이가 이불 위에 남겨놓은 흔적을 감추기 위하여 별을 달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달의 주기에 따라 하나씩 늘어나면서 기록처럼 남겨졌던 것입니다. 하마터면 버려질 뻔한 이불을 재생시키며 건강한 여성성에 미소 지었던 경험을 거기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시가 사회 현상, 부조리에 대한 비판적 기능을 갖고 있지만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한 정서적 기능도 크기 때문에 저의 사소한 경험이 마음 따뜻하게 공유되기를” 바란다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편, 제5회 정음시조문학상 시상식 2023년 6월 24일 오후 4시 대구 한영아트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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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정음시조문학상 수상작
별의 기록문
표문순
달 속에서 자라던 꽃잎이 떨어지면
엄마는 모달에서 채집한 별을 오려
열세 살 시트 위에다 감쪽같이 수를 놓았다
달이 필 때마다 늘어나던 붉은 별
먼 잠을 덮고 있던 촘촘한 실밥들이
미숙한 나의 우주를 경영하곤 했었다
하마터면 잊을 뻔한
공전하는 아이를
엄마의 기록으로
빛나게 일궈놓아
슈퍼문
그것이 와도 까딱없이 밤을 차렵했다
― 《가히》 2023년 창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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