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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포엠 _ 이범근 시인 _ 국지성(局地性)

포토포엠

by 미디어시인 2023. 8. 1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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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지성(局地性)

 

이범근

 

며칠 째 흔들리던 앞니가 사라졌다

자고 일어나니 혀가 문득 추웠다

 

모래 더미에 한 손을 넣고 오래 두드리면

문짝도 없는 헌 집을 얻을 수 있었다

그 집에서 흐느끼면 동네가 다 알 것 같았다

 

석순(石筍)이 자라는 속도로

앞니가 있던 자리에 혀를 대었다

살아있던 사람들만이 살아남았다

아무도 죽을 생각이 없었다

 

갈대숲 너머로 던진 돌이

오늘 아침에서야 언 강물에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수면과 돌은 서로의 밤을 맞대고 팽팽했다

찬밥을 뭉쳐 맹물에 말아먹었다

밥맛이었다

받아들일 수 없었다

 

눈물이 아직 몸속을 떠도는 안개였을 때

흐느낌이 아직 어린 소사나무 분재(盆栽)의 흔들림이었을 때

문을 열어둔 채

너는 집을 나갔다

 

  — ≪공정한 시인의 사회2016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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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근 시인 _ 국지성(局地性) - 미디어 시in

국지성(局地性) 이범근 며칠 째 흔들리던 앞니가 사라졌다자고 일어나니 혀가 문득 추웠다 모래 더미에 한 손을 넣고 오래 두드리면문짝도 없는 헌 집을 얻을 수 있었다그 집에서 흐느끼면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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