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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활동 60년 희로애락을 담은 김종해 시인의 첫 산문집 출간

신간+뉴스

by 미디어시인 2022. 11. 1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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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의 삽화에서부터 ‘문학 요람’을 흔들어주었던 이들에 이르기까지

하종기 기자

 

 

1963년 문단 데뷔 이래 처음으로 펴낸 산문집 『시가 있으므로 세상은 따스하다』에는 김종해 시인의 젊은 시절부터 오랜 세월 시인으로 살아온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와 접목된 저자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전체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시를 향한 시인의 구도자적 마음가짐을 엿보게 하고, 2부에서는 시인이 60년간 문단 활동을 해오며 인연을 맺었던 문인들의 면면을 읽게 할 뿐만 아니라, 시인과 시 세계를 함께 걸어온 우리 문단의 지성들이 빚은 에피소드를 통하여 낭만과 서정의 감상에 빠져들게 한다. 또한 3부에는 시인으로서 삶의 바탕이 된 저자의 어린 시절과 가족 이야기가 실려 있고, 4부에는 시 작품의 배경과 단상이 적혀 있다.

읽을 거리가 풍부한 산문집인데 그중에서  등단작 「내란內亂」에 관한 이야기가 눈에 뜨인다.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선정된 「내란內亂」에 의해  김종해 시인은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박목월, 조지훈 두 시인을 처음 만났다. 그때의 소감을 적은 부분은 아주 특별하다. 또한 저자가 존경하고 의지했던 박목월 선생과 한국시인협회 일을 함께하고 또 《현대시》 동인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박남수 선생과 인연을 이야기 한 글도 무척 재미가 있다.

산문집 속 이야기들은 마치 그 시대를 옮겨온 것처럼 생생하다. 그리고 산문집 안에는 웃지 못할 여러 에피소드가 많은데,  60년대, 우리 문학의 순수 참여 논쟁의 한 극을 담당했던 《현대시》 동인 때의 젊은 날의 초상이 의미있게 그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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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집 속 내용>

 

상을 쾅 치고 나서 나는, “목월 선생, 할 말 있소!” 하였다. 좌중은 경악했다. “와 그라노? 할 말 있거든 해봐라.” 목월 선생의 부드러운 말이었다. 다음 순간 나의 주먹이 음식상을 또 내리쳤다. 음식 그릇들과 술잔들이 또 튀었다. “남수 선생, 할 말 있소!” 또다시 그릇들과 술잔들이 튀어올랐다. “한모 선생, 할 말 있소!” (중략) 전날 일어났던 그 무례함과 추태는 나 자신으로서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모욕감을 주었다. 심한 위축감과 죄책감과 숙취로 찌든 채, 아침에 원효로의 목월 선생께 전화를 드렸더니 선생은 화들짝 웃어댔다. 그 웃음은 부끄러움 속에 꽉꽉 밀폐해놓은 나의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그래, 닌 술을 고거밖에 못 마시나, 우째 그래 주량酒量이 작노? 하하하…….” (p. 50~51)

 

미당과 목월은 스승의 예로써 숭배하였고, 스승의 댁이 있는 공덕동과 원효로는 우리 젊은 시인들의 성지였다. 무엇보다 공덕동의 미당 선생 댁은 명절날이 아닌데도 항시 북적대었다. 미당 선생이 목탁을 두드리면 그 소리를 듣고 방옥숙 사모님이 술과 안주를 끊임없이 내오셨다. 미당 선생은 아들 또래의 우리를 술친구처럼 격의 없이 대해주셨다. 문단에 갓 등단한 60년대 중반부터 이미 우리는 미당의 아호 앞에 ‘시성’이라는 호칭을 각자 마음속에 새겨놓고 있었는데, 미당만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 (p. 118~119) 

 

중학교를 졸업한 후 어머니를 돕기 위해 나는 야간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점원 생활을 했다. 그것마저 여의치 못해 야간 고등학교를 휴학하고 부산에서 속초를 운항하는 500톤짜리 알마크호 여객화물선을 타게 되었다. 이때의 선상생활 체험은 시인이 된 이후 나에게 중요한 시의 소재를 제공했는데, 연작시 「항해일지」가 바로 그것이다. 「항해일지」는 바다를 항해하는 수부의 기록이 아니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소시민의 삶, 도시에서 노를 젓고, 삶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살아가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화되어 있다. (p.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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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활동 60년 희로애락을 담은 김종해 시인의 첫 산문집 출간 - 미디어 시in

1963년 문단 데뷔 이래 처음으로 펴낸 산문집 『시가 있으므로 세상은 따스하다』에는 김종해 시인의 젊은 시절부터 오랜 세월 시인으로 살아온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와 접목된 저자의 인생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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