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린 기자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 예술은 인간만의 정체성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던지며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펼쳐온 이정은 작가를 만났다. 이정은 작가는 2025년 3월 5일부터 18일까지 ‘제주돌담갤러리’에서 <평범한 세계 Art & Poem “당신은 내 눈빛을 읽습니다” - AI 시대, 인간만의 존재 증명>주제로 개인전을 개최하며, 인간이 가진 고유한 감각과 교감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이정은 작가의 예술 철학과 작업 방식, 그리고 AI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의 고민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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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전시는 ‘눈빛’을 주제로 합니다. 왜 이 테마를 선택하셨나요?
이정은: AI는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낼 수 있고, 감정을 모방하는 알고리즘도 존재하지만, 눈빛만큼은 재현하지 못합니다. 눈빛은 단순한 시각적 요소가 아니라, 우리가 경험한 시간과 감정을 담고 있는 깊은 언어라고 생각해요. 전시 제목인 ‘당신은 내 눈빛을 읽습니다’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소통의 방식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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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와 회화를 융합하는 작업을 지속해오셨는데, 이 방식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정은: 저는 시와 그림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의 감각적 흐름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는 언어의 리듬과 감정을 전달하고, 회화는 색과 형태를 통해 무언의 감각을 전하죠. 이번 전시에서는 한 공간에서 이 두 요소가 결합해 관객이 작품을 감각적으로 경험하도록 했어요. 우리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있듯, 시와 그림이 함께할 때 더욱 풍부한 감성을 전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세계』 시집에 수록 된 시와 연계된 유화작품을 같이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Q. 대표작 〈평범한 세계〉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이정은: 이 작품은 제주도의 자연을 강렬한 색채와 추상적 구성을 통해 표현한 유화입니다. 관객이 마치 바닷속에서 세상을 올려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어요. 우리가 사는 세상은 표면적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층위의 감정과 관계가 얽혀 있죠. 저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평범함’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복잡하고 특별한 것인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평범한가? 라는 자기성찰이 제 스스로도 필요했습니다.
Q. AI 시대에 인간 존재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정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이 가진 고유한 감각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AI가 우리의 대화를 분석하고 감정을 예측하는 시대지만, 인간이 가진 ‘직관적 감각’과 ‘무언의 교감’은 대체될 수 없다고 믿습니다. 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의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어요. 관람객들에게도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눈빛’이라는 감각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경험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인간만이 눈빛으로도 공포, 슬픔, 위로 등 감정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까지도 요. 그 감정의 교류를 체험하는 전시가 되었기를 바래봅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차기 전시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인가요?
이정은: 다음 전시는 ‘AI, 판도라의 상자 – 환청의 감각일까?’라는 제목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이번 전시가 ‘눈빛’이라는 감각을 통해 인간의 교감을 탐구했다면, 다음 전시는 ‘청각적 감각’과 인간의 본능적 반응에 대한 실험이 될 것입니다. AI가 생성하는 소리와 인간이 기억하는 소리, 그리고 환청처럼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감각’에 대해 깊이 탐구해볼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예술을 통해 우리가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감각과 경험을 계속해서 연구해나가고 싶어요. 평범한 세계 시즌 2 Art & Poem ‘AI, 판도라 상자 – 환청의 감각일까?’는 오는 5월 부미갤러리에서 전시 예정입니다. 이때도 <평범한 세계 시즌 1 “당신은 내 눈빛을 읽습니다” - AI 시대, 인간만의 존재 증명>연장선으로 ‘눈빛 대화’는 계속 진행 될 것입니다.
이정은 작가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인간적인 것’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예술을 넘어, 관객 스스로가 자신의 존재를 다시금 성찰하게 하는 하나의 철학적 실험이기도 하다. 이정은 작가의 전시는 기술과 감각, 그리고 인간다움의 경계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이정은 시인>
고려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석사 졸업했다.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을 수료했으며, 2022년 《뉴스N제주》 신춘문예에 당선한 바 있다.
현재 제주작가회의 회원, 〈교육문예창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3년 제주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수혜하며 시집 『평범한 세계』를 출간했다.
2025년 <평범한 세계> Art & Poem 개인전을 “당신은 내 눈빛을 읽습니다”-AI시대, 인간만의 존재증명. 주제로 했다. <평범한 세계> Art & Poem 시즌2 “AI, 판도라 상자-환청의 감각일까?”주제로 5월 부미갤러리에서 진행 된다.
주제로 개인전을 개최한 이정은 시인을 만나다 < 현장+ < 뉴스 < 기사본문 - 미디어 시in
〈평범한 세계 Art & Poem “당신은 내 눈빛을 읽습니다” - AI 시대, 인간만의 존재 증명〉 주제로
하린 기자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 예술은 인간만의 정체성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던지며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펼쳐온 이정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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