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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정국에서 의미 있는 시선집 『시가 세상에 맞설 때』를 펴낸 황종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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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시인 2025. 4. 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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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린 기자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2010년 경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황종권 시인이 시선집 시가 세상에 맞설 때(마이디어북스, 2025)를 펴냈다. 이 시선집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시국 상황에서 발간되어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시선집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고함의 시 세상에 외치다”’에서는 김남주시인 민병도시인 박정만시인 이태정시인 전윤호시인 최승호시인 김명기시인 변희수시인 김주대시인 심은섭시인 이향란시인 황지우시인 하린시인의 시를 통해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한 목소리를 담았고, 2연대의 시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에서는 이문재시인 송경동시인 이상화시인 마르틴 니묄러시인 신경림시인 황종권시인 송종찬시인 박제영시인 김영랑시인 허은실시인 문병란시인 류근 시인의 시를 통해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심리적 양상을 담았다. 그리고 3저항의 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에서는 백무산시인 오성인시인 이재훈시인 마야 안젤루시인 김사인시인 이육사시인 윤동주시인 박소란시인 서효인시인 전선용시인 양성우시인 강백수시인 박노해시인의 시를 통해 불합리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담았으며, 4희망의 시 한 걸음 더 나아가리라”’에서는 김해자시인 함순례시인 문경수시인 여림시인 나짐 히크메트시인 이건청시인 권수진시인 백인경시인 이혜미시인 권누리시인 이명윤시인 도종환시인의 시를 통해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안고 나아가려는 따뜻한 의지를 담았다.

 

추천사를 쓴 류근 시인은 이 시선집에 대해 시인은 저항하는 존재다. 본능적으로 저항하고 본질적으로 저항하고 숙명적으로 저항하고 운명적으로 저항한다. 삶에 저항하고 죽음에 저항하고 존재의 덧없음에 저항하고 시대에 저항하고 우주의 질서에 저항하고 안락과 환란과 불의와 슬픔과 허위와 하여간 사람으로 살아서 마주하는 모든 대상에 저항한다. 저항하지 않는 시는 가짜다. 이렇게 병들고 나쁜 시대에 대표적 저항시선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위안인가. 더욱이 시편마다 붙여진 황종권 시인의 해설은 깜짝 놀랄 만큼 깊고 아름답다. 그 역시 비루한 삶에 끊임없이 저항하는 천상 시인인 것이다.”라고 언급하며 시인들이 갖는 저항 정신과 황종권 시인의 해설이 갖는 의미와 특징을 제시했다.

 

한편 황종권 시인은 2016년 제5회 세계평화안보축전 대통령상, 2016년 제18회 여수해양문학상 대상, 2019년 제1회 문경새재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고, 시집으로 당신의 등은 엎드려 울기에 좋았다, 일곱번 째 감각-(공저), 산문집 방울 슈퍼 이야기를 발간한 바 있다.

 

202544일 헌법재판소는 불법 계엄의 실상을 조목조목 언급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했다.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판결이다. 이런 정국에서 나라가 어려울수록 빛을 발하는 시들이 있다. 그런 시들이 갖는 힘을 확인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시가 세상에 맞설 때는 매우 소중한 읽을거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책 속 구절 맛보기>

 

하여, 시는 시가 사람을 사람답게 하고 세상을 세상답게 만드는 힘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엮으면서 위대한 문학적 성취보다는 시로서 맞설 수밖에 없었던 사람의 마음을 먼저 보려고 했다.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목숨줄을 쥐고 흔들어 훼손될 수 없는 마음에서 진정한 시의 의미가 비쳐왔기 때문이다.

황종권 머리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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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이 지났지만, 12.3 비상계엄 때에도 전사의 시가 시대의 나침반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 계엄령이 선포되자마자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 온몸으로 군용차를 막아섰던 시민들, 계엄군이 못 들어오도록 차를 세워둔 시민들, 1인 방송과 다양한 채널로 국회 상황을 알렸던 시민들, 모두 민주주의 수호하는 전사들이었고, “악마의 음모에 맞선 또 하나의 김남주들이었다.

김남주의 시 학살1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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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불안과 불신이 빚어낸 닫힌 문이 아니라, 반드시 열고 나가야 하는 문이다. 침묵은 말해짐으로써 시의 주인을 알아본다.

마르틴 니묄러의 시 침묵의 대가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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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남의 슬픔을 대신 살아주는 일이라고 했던가. 직접 겪지 않은 일을 감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은 일종의 교만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직접 겪은 일처럼 피해자가 되고, 유가족이 되는 일은 시인만이 살아낼 수 있는 시대의 윤리일지 모른다. 타인의 상처를 내 안에 키우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공감의 시작일지 모른다.

박소란의 시 용산을 추억함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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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번 먹자는 말이 먹고 살기 어렵다는 말일 수 있다. 바쁘다는 말이 지쳐있다는 말일 수 있고, 괜찮다는 말이 그만 버티고 싶다는 말일 수 있다. 마음과 다르게 하는 말이 쌓일수록 사람에게로 가는 길은 아득하다. 누구보다 사람을 위해 살아왔지만, 사람답게 살고자 할 때는 사람의 냄새를 잃고 난 뒤다.

도종환 시 귀가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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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린 기자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2010년 경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황종권 시인이 시선집 『시가 세상에 맞설 때』(마이디어북스, 2025)를 펴냈다. 이 시선집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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