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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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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시인 2022. 12. 1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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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시인이 그린 마음의 지도

 

 

하종기 기자

 

철학자 시인으로 많이 알려진 권수진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가 시인동네 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권수진 시인은 제6회 지리산문학제 최치원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이후 활발한 문단 활동을 펼쳐왔으며, 8회 한국농촌문학상 대상과 제15회 토지문학제 하동소재작품상, 2021년 제4회 순암 안정복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시집은 455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편편마다 직관적 사유와 공감되는 형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인에게 시 쓰기란 진정한 존재로의 초월에 대한 갈망이자 의식의 개시 행위이기에 그것을 직접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철학자로서 시 쓰기이지만 난해하지 않고 너무나 자연스러운 발상과 구체적인 형상을 가지고 있으니 철학자의 시 쓰기가 궁금한 사람은 꼭 읽어보길 권한다.

 

한편 이 시집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 주관하는 ‘2022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출간되었으며 시집 해설은 권수진 시인과 동문인 경남대 김경복 교수가 맡아 써주었다.

 

 

 

 

<시집 속 대표시>

 

 

아모르파티

 

권수진

 

동주보다 육사가 좋았다

비가 내릴 때마다

얼큰한 매운탕에 강소주를 자주 마셨다

막걸리와 파전을 생각하면

목구멍에서 지리멸렬한 가난이 올라왔다

니체보다 하이데거가 좋았다

숫눈을 사뿐히 밟으며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얼른 완성해야지

우린 아직 청춘이기에

벽에 걸린 시계 방향으로 달이 뜨고

늙은 여우는 꼬리를 감추었다

비밀을 숨길 수 없다면

시뮬라시옹은 무덤까지 안고 가야지

랭보를 좋아하던 시절엔

무작정 바람 부는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구르는 돌에는 흔적이 남아서

기다리는 사람은 오지 않고

입보다 가슴이 먼저 앙가주망에 가닿았다

머리에 차곡차곡 벽돌이 쌓일수록

가족보다 돈이 더 좋았다

애인보다 술이 더 좋았다

 

―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 시인동네, 2022.

 

 

 

카르마

 

권수진

 

인연을 또 다른 인연으로

갈아엎고자 했다

 

이 길 아니면 인생이 끝난 것처럼

전생의 업을

환생의 덕으로 뒤집었다

 

지은 죄가 많아서

속죄의 눈물이 마르지 않는

삼도천 너머

 

영겁 세월이 짓누르는 삶의 무게를 견디고 있다

 

윤회를 거듭할수록

깊어지는 번뇌가

새벽 산사의 고요한 풍경 소리 같았다

 

집착은 또 다른 집착을 낳고

허물은 또 다른 허물을 낳고

탐욕은 또 다른 탐욕을 부르는데

 

너란 사람은 도대체 어디에서

운명 같은 만남을 거부한 채

북망산천을 떠도느냐

 

손가락으로 무심한 저 달을 가리키며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느냐*

 

*임제할덕산방.

 

―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 시인동네,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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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 출간 - 미디어 시in

하종기 기자 철학자 시인으로 많이 알려진 권수진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가 시인동네 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권수진 시인은 제6회 지리산문학제 최치원 신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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