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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된 도시의 불모와 결핍을 직시하는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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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시인 2025. 8. 1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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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교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공작 도시시와에세이시인선으로 발간

 

 

 

이미영 기자

 

2013<시조생활>로 등단한 박민교 시인이 두 번째 시집 공작도시를 발간했다. 공작도시는 현실 속 불모성과 결핍을 감각적으로 포착하는 탁월한 시적 직관을 지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시집 안에선 다양한 키워드를 발견할 수 있다. 현대 도시 문명에 갇힌 인간군상과 펜트하우스나 풀하우스 및 아파트와 분양시장 등에 나타난 현상들, 구직과 권고사직 등 자본 중심 사회가 초래한 현상과 문제들 등이 시집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리고 요즘 21세기 시인들의 시에서 찾아보기 힘든 불교적 사유도 빈도 높게 나타난다.

심미안이 발동해 다양한 분야와 관심사를 향해 감각의 나침반이 작용”(하린 시인, 단국대 문예창작과 초빙 교수)하고 있는 박민교 시인, “갈수록 절제미와 새로운 깊이를 더해가서 소재, 주제, 수사적 표현 어느 것 하나 새롭지 않은 것이 없다”(유지화, 시조시인, 문학박사)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방식은 박민교 시인만의 개성이자 다른 시인들과 구별되는 지점으로 인식된다. 독자들은 박민교 시인의 시를 통해 현재 도시 문명에 갇혀 사는 여러 인간군상의 몸부림과 모순과 그것을 극복해 내려는 의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 시in>에서는 박민교 시인의 신간 발간을 기념하여 미니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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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시집 공작 도시발간을 축하드립니다. 시조집 나무가 된 나를 심다발간 이후 비교적 빠른 시집 발간입니다. 발간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답변: 시조집 나무가 된 나를 심다는 등단 이후 8년 만의 일입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기척을 습득하는데 10년이 흘렀지요. 시조가 아닌 시로 두 번째 시집 공작 도시를 발간했습니다. 시조에서 시로의 전환, 할 말이 많아졌을까요? 위기를 기회로 바꿉니다. 불현듯 훌쩍 재생된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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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시집 제목이 인상적인데요. 제목에 담긴 의도나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답변: 서울에서 영동으로 귀촌했습니다. 시골에 어울리지 않는 시 제목 공작 도시는 다소 중의적 의미를 내포합니다. 자본은 자신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노동자를 가만두지 않지만 나의 공작 도시는 측면의 감정을 꺼내 탈출을 모색합니다. 다소 기계적인 게 아니라 진짜 기계가 된 것일까요? 연습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또 다른 나를 각성 시킵니다. 치열하게 살았고 치열하게 썼습니다. 나의 공작 도시는 결코 내일을 접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힘과 내가 될 수 있는 힘 사이에 공작 도시, 가 놓여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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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시집이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2부의 시들은 나침반이 들어간 제목으로 되어 있습니다. 어떤 의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경기대 예술대학원 시절, 나침반을 모으는 취미를 가졌습니다. 지치고 방향을 잃을 때마다 한 줄기 빛 같은 삶을 기다리면서 나침반을 소장했습니다. 나침반이라는 사물은 인류의 새로운 발견이거나 이정표이기 때문입니다. 2부에 수록된 자이로 나침반, 빛바랜 나침반, 구름 나침반, 풀하우스 나침반등에서 항해의 방향과 고도를 예리하게 잡아봅니다. 좀처럼 죽어지지 않는 파닥거리는 자신감을 꺼내 놓습니다. 시대와 기술에 따라 구르는 재주밖에 없는 내가, 스마트폰 속에서 좀 더 진화된 나침반 센서를 탑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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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시를 쓰는 일 외에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나 취미 활동이 있나요.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답변: 安寧身心靈, 安定家與業. 참된 나를 찾아갈 시간, 아침 명상을 합니다.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시간이지요. 가정과 나의 일과가 완성된다는 호흡법으로 하루를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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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시집을 읽게 될 독자들에게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변: ‘착지는 가볍게 반전은 뜨겁게.’ 절정을 향한 순간만은 멈출 수 없는 존재로 남고 싶습니다. 내 마음속의 씨앗, 그 씨앗의 존재가 선명해질 때까지 나를 살리는 글쓰기는 계속될 것입니다. 다소 난해한 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집 속 시 맛보기>

 

완벽한 타인

 

박민교

 

완벽이라는 말은 완벽할 수 없다

결핍을 이해하는 결핍이 없는 것처럼

서로가 가장 큰 결핍인데도 알지 못한다

위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한쪽 가슴엔 우물을 다른 쪽 가슴엔 솟대를 품은 채

당신과 관련된 소문을 수소문하고 있다

 

자신이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고 여기는 그녀

하늘이 막혔다는 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다

바람은 왜 그렇게 부수고 자르고 파란을 일으켰을까

두려움 걱정 후회 혹은 자포자기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외로움을 달래줄 외로움은 없다

그러니까 외로움도 죄가 된다

완전무결한 고독

버려진 과일 껍질과 같은 모양이다

―『공작도시, 시와에세이,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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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거울

 

박민교

 

눈빛에 조응하는 건, 뒤바뀐 시점일 뿐

 

시선을 꽂아서 매듭 없이 상을 뽑아올린다 언제 무엇이 축출될지 모르지만 비()를 찾아 헤맨다 다 닳은 나의 표정은 얼마나 위험한가 20년 전 그것들이, 10년 과거까지 팍팍하게 따라다닌다 나도 너도 아닌 제 3의 시선이 에워싼다 말없이 동기화를 할지 모르지만 결코 손을 뻗지 않는다 단수일까 복수일까 변수 없이 자동으로 내가 아닌 내가 증식된다

 

앞을 보는데 뒤가 보이고 뒤가 다시 앞이 된다 중첩이거나 미끄러지거나 거울을 깨면 나도 산산조각 나겠지 내가 이 순간 자해를 한다면 거울 속 나는 고통스러울까 차라리 거울 하나 더 붙인다 아무리 거울을 덧대도 이별 후 상처는 보여주지 않는다 자꾸 달아나는 나를 가둘 수 있다는 생각이 철저히 깨진다

 

여기서부터 다시

눈이 부신다

―『공작도시, 시와에세이,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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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도시

 

박민교

 

기록으로 남기까지

너는 딱딱한 흑심이었어

 

유유히 뻗어 나갈 수 있는 컨베이어 벨트

나에게도 좋고 너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지

 

반복적 무아 경지

해공(解空) 제일 수보리가 될 것 같았어

 

이게 기계적인 게 아니라 진짜 기계가 된 게 분명해

기계에겐 사상도 정치도 철학도 없고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서로 상처 주고 상처받은 족속보다는 나을지 몰라

후회나 뒤끝이 없으니 선()의 표본일지도 모르잖아

 

숨어 있던 1인칭의 불량을 찾을 시간

단순히 심사숙고(深思熟考)할 수 있을까

 

우리는 8시간 동안 기계였으니

왼손이나 오른손으로

하루에도 몇 천 개의 방부제를 넣어 가며

순차적으로 종속되는 시스템에

역사적 사명을 띠고 말았어

 

공작 도시

쉴 틈 없이 굉음을 내며 번뇌를 부추겨도

라면 수프 속에도 선이 깃들어 있을 거야

난 퇴근 시간까지 이렇게 작동되고 있으니까

 

연필은 닳고 닳았고

체크는 멈추지 않았고

―『공작도시, 시와에세이,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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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된 도시의 불모와 결핍을 직시하는 눈빛 - 미디어 시in

이미영 기자 2013년 로 등단한 박민교 시인이 두 번째 시집 『공작도시』를 발간했다. 『공작도시』는 현실 속 불모성과 결핍을 감각적으로 포착하는 탁월한 시적 직관을 지녔다는 평을 듣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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