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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문순 시인의 〈단시조 산책〉 37 _ 하순희의 「로또 방송을 보며」

시조포커스

by 미디어시인 2026. 2. 1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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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방송을 보며

 

하순희

 

무심코 돌린 채널 쏘세요. 하나, ,

 

되돌아 가고픈 시간

카운트 하고 있는

 

한평생

그대에게 나는

횡재였나

등짐이었나

―『불 속의 연꽃, 화중련 동인지,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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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는 이탈리아어 로또(Lotto)에서 나온 말로 추첨, 운명, 배당 등 의미를 가지고 있다. 1부터 45까지 숫자 중 6개를 선택하는 규칙이 있고 당첨은 자신이 선택한 숫자에 대한 결과이며 추첨 방식이기 때문에 주어지는 몫은 운명에 의해 결정짓게 된다. 당첨금은 회차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보더라도 우리가 손에 넣을 수 없는 금액이라 돈벼락이라는 말이 나올만하며 그만큼 당첨 확률이 낮아 몸에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희망을 갖게 하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

 

시인은 어느날 TV를 시청하다가 채널을 돌리던 중 이 방송을 본 것 같다. “쏘세요. 하나, , ”, 언제 들어도 복권 추첨 카운트는 긴장감을 주고 선택되는 숫자에 몰입하게 된다. 그러나 화자는 이 방송을 보면서 숫자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 시간을 거꾸로 카운트하기 시작한다. 중장의 되돌아 가고픈 시간이란 젊은 날을 상상할 수 있겠다. “추첨”, “운명이라는 로또의 특성은 종장에서 화자의 인생으로 치환되면서 나를 선택했던 그대(반려자)”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을까 질문하게 된다. 여기에서 횡재등짐이라는 가장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횡재란 로또처럼 당첨되기만 하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엄청난 행운이며 등짐이란 등에 지고 가는 짐처럼 무겁고 힘든 잘못 찍은 번호 같은 존재를 의미한다. 물론 이것은 상대에게 횡재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깔려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런 형태의 질문은 일반적으로 상대가 나에게 어떤 존재였을까를 고민하게 되는데 이 시의 화자는 반대로 상대에게 내가 어떤 존재였을까 고민하고 있다. 이는 평생을 함께 살아온 동반자에 대한 미안함과 깊은 사랑이 깔려 있는 아주 낭만적이면서도 가슴 뭉클한 질문으로 읽을 수 있다.

 

 

표문순

2014시조시학신인상 등단, 시집 공복의 구성, 한국시조시인협회 신인상, 열린시학상, 나혜석문학상, 정음시조문학상 등 수상, 한양대 대학원 박사 과정 졸업(문학박사)

 

좋은 시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미디어 시in>

 

 

표문순 시인의 〈단시조 산책〉 37 _ 하순희의 「로또 방송을 보며」 < 시조포커스 < 기사본문 - 미디어 시in

 

표문순 시인의 〈단시조 산책〉 37 _ 하순희의 「로또 방송을 보며」 - 미디어 시in

로또 방송을 보며 하순희 무심코 돌린 채널 “쏘세요. 하나, 둘, 셋” 되돌아 가고픈 시간카운트 하고 있는 한평생그대에게 나는횡재였나등짐이었나―『불 속의 연꽃』, 화중련 동인지, 2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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