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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 시인 _ 노이즈noise

포토포엠

by 미디어시인 2022. 12. 2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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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noise

 

이기영

 

몇 번씩 끝나가는 연애에도 잔인하게 밝은 달

끝내, 오지 않는 밤

 

시간의 귓볼을 생각하고

귓볼은 입술을 생각하고

입술은 애무를 생각하고, 생각하고

멈출 수 없는 몸의 절실한 신호를 생각하다

 

붉어진 뺨이라든가 끈적끈적한 소리로도 덮을 수 없는

변덕스런 거리가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건

뒤돌아선 당신 머리카락 하나가

달 속으로 계속 뻗어가기 때문이지

 

라디오를 켤 수 있는 자정은 참 편리하지

 

당신을 찾는 주파수가 계속되고

지지직거리는 신호음을 멈추지 않고 있으니

 

더 이상 깊어지지 않는 어둠

더 이상 오지 않는 잠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노래

 

몇 번씩 다시 시작하는 이별에도 다정하게 지는 달

 

밤의 허기를 생각하다 덩그러니

혼자 남은 밤의 억장을 생각하다 오지 않는

답답한 신호를 기다리고, 기다리는,

 

나는 여전히 불협화음 앞에 서 있는

 

―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천년의 시작 출판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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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 시인 _ 노이즈noise - 미디어 시in

노이즈noise 이기영 몇 번씩 끝나가는 연애에도 잔인하게 밝은 달끝내, 오지 않는 밤 시간의 귓볼을 생각하고귓볼은 입술을 생각하고 입술은 애무를 생각하고, 생각하고 멈출 수 없는 몸의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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