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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규 시집 『나의 소년에게』 헤겔의휴일 <시의집>시리즈 첫 번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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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시인 2023. 2. 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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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이 되지 못하고, 명랑하되 기꺼이 실패할 사랑을 감행하는 김남규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정지윤 기자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남규 시인의 네 번째 시집 나의 소년에게가 헤겔의휴일 시의집 시리즈 001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고려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문학 연구자이자 창작자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시집 밤만 사는 당신, 집 그리마, 일요일은 일주일을, 연구서 한국 근대시의 정형률 연구, 문장작법서 글쓰기 파내려가기, 한 권으로 끝내는 서평과 논문, 현대시조입문서 오늘부터 쓰시조, 평론집 리듬은 존재 저편으로, 인문학서 모던걸 모던보이의 경성 인문학을 발간하였으며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다. 최근 현대시조입문서 오늘부터 쓰시조(2021)를 통해 현대시조의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리고자 했다. 시인은 다른 문학 장르에 비해 소외받고 있는 시조를 통해 자신의 존재론을 비롯해 문학의 존재론까지 밝히고자 한다. 특히, 이번 신간시집에서 시인의 시적 주체는 한동안은 소년안에 갇혀 있기로 작정한 듯하다. 사랑의 카오스 속에서, 허무를 견디고 고통을 인내하는 시인의 소년은 기꺼이 실패한 사랑이 되고자 한다. 시인은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고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어른들이 완성하고자 하는 불가능한 이상(理想) 공동체의 틈새를 밝히려 한다.

이 시집의 해설을 쓴 김태경 문학평론가는 소년은 아예 명랑한 사랑이 되고자 한다. 기꺼이 실패한 사랑이 되고자 한다. 어쩌면, 소년의 마음은 이타적이고 자기희생적 사랑에 근접해 보인다. 불가능한 사랑에 대한 회의를 회의함으로써 가능의 사랑으로 재현하고, 그의 시 세계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울음과 체념, 불안을 해소하려고 한다. 이렇게 불가능과 가능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두 조건의 상호작용으로 애달픈 소년의 사랑이 형태를 갖추어 간다.

소년의 사랑은,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고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어른들이 완성하고자 했던 순수한 사랑 공동체의 틈새를 밝히고 있다. 물론, 이러한 사랑이 소년의 행복과 사랑의 완성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년의 사랑은 망각한 줄 알았던 지난 상처와 아파하는 비존재들을 스스로 보듬어 주는 경험이 되는 듯하다. 동시에 소녀로 위시爲始되는 타자를 지키는 방법이 되는 듯하다.”라고 소년의 사랑과 존재의 흔들림에 대해 주목했다.

 

열렬히 사랑한다고 해도, 진정 얻고 싶은 마음은 얻을 수 없고, 정작 받고 싶은 사랑은 온전하게 받을 수 없다. 그 사랑의 불가능성을 그래도 사랑함으로써 다시 부정하는 시인의 사랑은 독자들에게 시조만의 특별한 리듬감과 더불어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시집 속 시 맛보기>

 

만드는 꽃

 

김남규

 

기침이 멈추지 않아

듣기만 했는데도

밤을 채, 쓰지 못했어

불행만 나눠가졌지

계절은

꽃받침처럼

우리를

감싸고

 

*

 

조각조각 흩어진 꽃

사람과 사람 두 송이 꽃

어디에 둘 수 없는 꽃

완성해야 꽃이 되는 꽃

영원히

만들지 않을 거야

기쁨의 끝을

미룰 거야

 

 

 

- 나의 소년에게, 헤겔의휴일,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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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花曜日

 

김남규

 

하늘은 필 듯 말 듯

손그늘에 드나들고

스치듯 말해도

서로를 흠뻑 적시며

떼쓰는

봄날, 봄의 날

소꿉놀이

허밍처럼

 

우리는 지는 사람

진다고 흔들리는 사람

저수지 한 바퀴 돌면

계절 하나 바뀌겠지

꽃나비

가만 내려앉듯

어깨 건드는

일몰 한 점

 

 

- 나의 소년에게, 헤겔의휴일,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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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년에게

 

김남규

 

소년을

살해한 그는

소년만

찾는 소녈 만났고

소녀를

달래지 못해

세계를

펴 보였다

여기는

우리만

노래하는 곳

행과 연은

우리 것

 

*

 

마음을

파묘해본다

계속 질문하면

신께 갈 것이다

얼굴을 다

쏟아낼 때까지

마음 없이 운다

소년처럼 운다

울 때만

소녀가 왔다 갔다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 나의 소년에게, 헤겔의휴일,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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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규 시집 『나의 소년에게』 헤겔의휴일 시리즈 첫 번째 출간 - 미디어 시in

정지윤 기자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남규 시인의 네 번째 시집 『나의 소년에게』가 헤겔의휴일 시의집 시리즈 001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고려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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