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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다정한 무관심』 현대시학시인선으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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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시인 2023. 6. 2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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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솔직담백하게 녹여내는 해학의 현대성

 

 

 

정지윤 기자

 

 

2009유심으로 등단한 김영주 시인의 세 번째 시조집 다정한 무관심이 현대시학시인선 118로 출간되었다. 다정한 무관심2022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집 발간 지원사업에 선정된 작품집이다.

 

김영주 시인은 경기도 수원 출생으로 2009유심으로 시조 등단, 2016푸른동시놀이터에 동시로 등단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2015년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시조집 미안하다, 』 『오리야 날아라선집 뉘엿뉘엿이 있다.

 

김영주 시인의 시들은 쉽고 솔직해서 더 넓고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해설을 쓴 이경철 문학평론가는 김영주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다정한 무관심에 실린 시편들은 참 솔직하다. 일상의 체험에서 시가 진솔하게 우러나와 어려울 것 없이 우리 몸과 마음에 척척 달라붙는다. 지금 여기 우리네 모든 일상이 다 시적 소재가 되어 매우 현대적으로 다루면서 우리 민족 정통 정형시인 시조의 정형과 미학을 준수하고 있어 민족의 정한情恨과 해학이 시에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시조의 정형을 중시하듯 인생, 삶의 정형도 중시하고 있다. 사람과 자연과 어울려 살다 보면 묻어나올 수밖에 없는 생의 기쁨과 슬픔 등을 시 속에 잘 단속하고 있다. 시인 자신과 타인, 그리고 우주 만물을 향한 정, 사랑을 체험에 녹여 다정하게 전하고 있는 시집이다. 김영주 시인의 시는 관념이나 추상이 아니라 펄펄 살아있는 삶의 체험에서 진솔하게 우러나는 구체라는 것을 이번 시집을 통해서도 잘 보여주고 있다.”라고 평하며 많은 이들이 쉽고 깊게 공감할 수 있는 시세계를 열어가며 현대시조의 모범을 보여주길 기대했다.

 

정용국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김영주 시인은 사회 구석구석을 날렵한 눈썰미로 보듬고 아파한다. 그렇게 온 마음으로 15년 시조를 써온 김영주의 왕따나무는 이제 튼실한 기둥과 쓸 만한 그늘을 만들었다. 세 번째 시집 다정한 무관심은 세월에 순응하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지순하게 풀어내어 독자들의 눈물샘을 두드렸다. 삶이 곧 눈물이고 두려워도 성실하게 짊어지고 가야 할 인간의 역정임을 구구절절 쏟아놓고 있다. 사회가 아무리 험악해져도 물이 물을 끌고” “길이 길을 일러주고” “내민 손 받아주고견뎌내는 공동체임을 에둘러 말한다. “온기를 말아먹는 비정한 비읍받침!에서는 우리 사회의 냉정한 세태를 유니크하게, , 유리등의 작품에서는 부끄러운 선진 대한민국의 민낯을 여실하게 파헤치고 있다.”라고 평하며 올곧고 힘차게 왕따나무의 길을 가는 시인의 행보에 주목했다.

 

 

 

<시집 속 시 맛보기>

 

 

쉴낙원

 

김영주

 

출근길엔 안 보이고 퇴근길에 보이는

가로수에 반쯤 가려 여차하면 숨어버리는

갓길로 천천히 가야 희뜩번뜩 보이는

 

이름 한번 고즈넉해서 볼 때마다 피식 웃는

숙박집 간판 치곤 그런대로 점잖은

무심코 지나갈 때는 잊었다가 아, 하는

 

저 작명 누가 했을까 궁금증 동하다가

어느 날 에그머니나 깜짝 놀라 다시 보니

그 밑에 작은 글씨로 '영면을 빌겠다'

 

쉴낙원 그 넓이를 헤아리지 못했다

쉴낙원 그 깊이를 내 함부로 웃었다

쉴낙원 그 망망함을 눈물없이 읽었다

 

그대여, 이 가벼움 마음에 두지 마소

그리라도 웃었음은 그대 위한 헌사요

당신도 웃으며 가소 가볍게 가볍게 가소

 

― 『다정한 무관심, 현대시학사,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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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무관심

 

김영주

 

실밥을 뜯기 위해 벼린 칼을 쓰진 않는다

 

적당히 둔감해야 옷감을 피해가듯

 

가끔은

보고도 못 본 척

무딘 칼이 고맙다

 

― 『다정한 무관심, 현대시학사,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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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기울어진 마당에는 발 들이지 말라는

때와 운 혹은 연줄에 목을 바짝 매라는

그리고 그 무엇보다 착하게 살지 말라는

 

의리니 인정이니 구차하지 말라는

움직이는 섭리는 사랑만이 아니라는

그러니 그 어디에도 마음 주지 말라는

 

휘어지든 물이 들든 부러지진 말라는

한번 쓰인 연장이면 버려질 줄 알라는

그래서 그 어떤 것보다 인간이 무섭다는

 

― 『다정한 무관심, 현대시학사,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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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다정한 무관심』 현대시학시인선으로 발간 - 미디어 시in

정지윤 기자 2009년 《유심》으로 등단한 김영주 시인의 세 번째 시조집 『다정한 무관심』이 현대시학시인선 118로 출간되었다. 『다정한 무관심』은 2022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집 발간 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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