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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기자 리호 시인 개성 넘치는 디카시집 『도나 노비스 파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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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시인 2023. 8. 2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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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자見者의 시선으로 평범한 세계를 끊임없이 살아있는 세계로 창조해내는 힘

 

 

하린 기자

 

 

2014년 제3회 오장환 신인문학상에 당선된 후 첫 시집 기타와 바게트를 통해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마법적 상상력을 보여주었다는 평을 받는 리호 시인이 디카시집 도나 노비스 파쳄(도서 출판 실천, 2023) 발간하며 독자 곁으로 다가왔다.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해 보이는 이미지에 그치지 않고 안쪽의 깊이를 더듬는 시도를 하여 단순히 “‘너머가 아닌 깊이의 세계”(최은묵)로 독자를 이끈다. 평범한 사물도 견자見者’(김종회)의 기질을 가진 리호 시인이 바라보면 눈길이 닿는 곳마다 시적 사물들로 탈바꿈된다. 시적 사물들 안의 서려 있는 비의(秘意)를 직관적으로, 미학적으로 포착해내는 도나 노비스 파쳄.

본지에서는 인터뷰를 통해 리호 시인이 추구하는 디카시의 세계를 조금 더 깊이 있게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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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표제작이 도나 노비스 파쳄독특합니다. 라틴어로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라는 뜻이라고 하던데 왜 이런 제목을 선택하게 되었나요?

 

답변 : 이 시집을 묶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도나 노비스 파쳄이라는 말에 다 담겨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천천히 시집을 끝까지 한 편 한 편 읽어가다 보면 독자들에게도 도나 노비스 파쳄이 당도할 것입니다.

 

 

2. 리호 시인님은 투영으로 2018년 제4회 디카시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투영은 작품성과 미학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인정을 받았습니다. 시인님이 생각하기에 투영엔 어떤 매력이 숨어있다고 생각하나요?

 

답변 : 디카시는 영상과 문자의 합체로 그 속에는 줄임과 여백의 찰나를 품고 있습니다. 작품상을 받은 투영은 제주 서우봉의 봄을 찍은 영상에 문자언어를 얹은 작품입니다. 4·3사건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서우봉의 아픔을 한 마리의 새가 온몸으로 품고 날아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생채기 난 수많은 봄의 여백과 4·3 희생자의 소리를 하나의 희망으로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작품도 시집 제목처럼 평화와 연결이 되네요.

작품상 선정의 심사평을 빌리자면, “영상 기호와 문자 기호가 하나의 텍스트, 하나의 완결체로 빚어지는 시가 디카시다. 이러한 디카시의 정체성을 탁월하고 완미하게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 바로 이번 수상작이다.”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3. 디카시는 카메라로 시적 순간을 포착한 후 포착한 형상을 바탕으로 시적 메시지를 5행 이내의 시에 담아내는 장르입니다. 5행 이내의 제약이 개성적인 상상력을 펼쳐오던 리호 시인에게 부담스러운 틀이 되진 않았나요?

 

답변 : 휴대폰 카메라로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시적 언술이 5행 이내라는 점은 많은 사람이 어렵지 않게 디카시에 다가갈 수 있게 합니다. 하지만 직접 쓰다 보니 짧은 시가 쉽지 않았습니다. 더 함축하고 두 배로 상상을 하고 네 배로 상징을 넣어야 했거든요. 그런데 이상한 건 그런 제약이 부담스러운 틀이 아닌 디카시의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독자는 웃고 먹먹한 여러 가지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4. 자유시를 쓸 때의 리호 시인과 디카시를 쓸 때의 리호 시인은 같은 지점이 있는 동시에 다른 지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이 같고 어떤 점이 다른가요?

 

답변 : 이모티콘 같은 경우입니다. 눈에 보이는 모습은 느낌이 다 다릅니다. 어떤 이모티콘은 재미있고 어떤 이모티콘은 귀엽거나 웃깁니다. 느낌은 다르지만 이모티콘이 지니고 있는 내용은 같습니다. 시인 리호가 물감으로 표현을 하거나 악기를 다루거나 해도 결국 그 주파수의 진동은 같은 파동으로 독자에게 다가갈 것입니다.

 

 

5. 디카시는 융합 예술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영상과 시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 리호 시인의 디카시에는 특별한 장치가 하나 더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의 형태가 아니라 사진++제목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착각이 들게 합니다. 그만큼 제목이 갖는 절묘함과 신선함이 독보적입니다. 시인님은 제목을 지을 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짓고 있나요?

 

답변 : 제가 디카시를 쓸 때 제목 짓는 건 거의 찰나입니다. 촬영한 사진을 물끄러미 보다 보면 제목이 그냥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을 굳이 어떤 방식으로말하라고 한다면 물멍(물끄러미 멍하게 바라보기) 방법?’쯤 될듯합니다. 제목 짓는 것이 독특하다는 건 제가 좀 엉뚱한 면이 많아서입니다. 시를 쓸 때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이 하나가 있는데 라는 단어입니다. ‘낯설게 하기기법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이번 디카시집 작품 중 요요, 빙고, 하지, 지킬 앤 하이드, 입추등은 정말 엉뚱하리만큼 낯선 제목일 것입니다.

 

 

6. 도나 노비스 파쳄속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시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는 시가 있다면 한 편 소개해 주세요.

 

답변 : 장군이라는 시가 있어요. 오빠네 집 진돗개인데 이 녀석이 자기 밥그릇을 암탉한테 내어주는 거예요. 왜냐고 물었더니 병아리 때부터 주둥이가 언청이인 닭을 수탁들이 쪼아대며 괴롭히고 결국 점점 말라가니 장군이가 곁에 오지 못하게 보호해주더라는 겁니다. 그 모습을 담았어요. 연신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기도 하는 모습을 보니 사람보다 낫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개는 닭을 지켜주고 고양이는 닭이 먹이를 먹어도 가만두고 그런 풍경이 마당에 고스란히 놓여있는 햇볕 같았습니다. 우리 사회도 저러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마음으로 지은 시입니다.

 

 

7. 디카시집 발간 이후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두 번째 시집을 계획하고 있을 텐데요.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답변 : , 처음에는 동시에 두 권을 같이 출간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발간 일정이 제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어서 디카시집 먼저 내기로 했습니다. 첫 시집 기타와 바게트때는 준비 기간이 길었는데 이번 경우는 일사천리로 발간이 되어 신기하기도 했네요. 이제 두 번째 시집 투고를 하려고 목차 만들고 있습니다. 좋은 출판사에서 손잡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시집 속 시 맛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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