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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정 시인의 첫 시조집, 『이 봄을 달래달래』 상상인에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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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시인 2024. 10. 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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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차려 놓은 오방색 어휘의 집, 줄래줄래

 

 

김분홍 기자

 

2020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과 제31회 전국한밭시조백일장을 수상하며 등단한 하미정 시인이 첫 시조집 이 봄을 달래달래를 상상인출판사에서 발간했다. 하미정 시인은 그동안 아르코문학창작발표지원 2회 선정(2023, 2024) 및 대전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수혜(2024) 받으며 대전 지역에서 주목받는 신인으로 창작 활동해 왔으며, 대전시조시인협회 이사, 대전문인협회 회원 · 토방시조 동인으로서 대외 활동도 꾸준히 지속해 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 발간한 이 봄을 달래달래60편의 의미 있는 작품이 수록되었다. 대부분 단시조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가독성이 좋고 심상적 측면에서 감각적인 이미지를 순식간에 제공한다.

 

시적 소재 또한 다양하다. 무화과, 토마토, 달래, 샐러드, 김밥, 장아찌, 인삼 막걸리, 당근, 초코파이, 양파 등 오방색 식재료를 가지고 화려하고 감각적인 언어로 맛깔나게 요리했다. 전해수 문학평가는 하미정 시인이 이미지즘에 뛰어난 능력을 갖췄음을 해설을 통해 분석했다.

 

하미정 시인이 차려 놓은 요리를 조금더 구체적으로 음미해 보겠다. “접시 위/남겨둔 후회/ 햇살에 익어”(사과의 고요), “한 접시/ 무쳐 나온 향이 봄을 달래달래”(달래), “상해버릴 마음을 간장에 절인다”(장아찌), “아버지 술잔에는 외로움이 절반 // 온다는/ 딸들의 전화/ 최고의 안주란다”(인삼 막걸리), “식탁 위의 형광펜/ 접시에 쓴 기출문제”(당근),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정 하나 기다린다”(초코파이) 와 표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하미정 시인은 다양한 언어를 가지고 다양한 감각이 수놓아진 문장들을 선보인다.

 

단시조의 매력은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내는 아폴리즘에 있다. 어둠도 밝음으로 색칠하는 명랑 시인, 하미정의 요리는 달래달래하면 줄래줄래할 것 같은 잘 차려 놓은 군더더기 없는 오방색 어휘들의 집이다. 올 여름 폭염에 지친 심신을 위안받고 싶은 독자라면 풀 냄새처럼 상큼하게 다가오는 하미정 시인의 시조집을 일독해 보길 바란다.

 

 

시집 속 시 맛보기

 

 

무화과를 풀다

 

하미정

 

한순간은 꽃이었다

한순간은 열매인

 

미숙의 계절 지나 짓무른 그리움에

 

여름이

데려와 머물며

풀어놓은 완숙미

―『이 봄을 달래달래, 상상인,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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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미완성

 

하미정

 

미련이란 펜을 잡고

망설이는 마침표

 

보내야 할 당신을

독촉하는 계절이

 

미완성

가을 한 권을

아직도 퇴고 중이다

―『이 봄을 달래달래, 상상인,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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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하미정

 

식탁 위의 형광펜

접시에 쓴 기출문제

 

뿌리내린 노을이며

땅속 밝히는 등대

 

주홍색

단검을 잡고

입안 슬픔 자른다

―『이 봄을 달래달래, 상상인,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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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정 시인의 첫 시조집, 『이 봄을 달래달래』 상상인에서 출간 - 미디어 시in

김분홍 기자 2020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시) 당선과 제31회 전국한밭시조백일장을 수상하며 등단한 하미정 시인이 첫 시조집 『이 봄을 달래달래』를 상상인출판사에서 발간했다. 하미정 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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