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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사유의 성숙과 시적 진화를 보여주는 사랑의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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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시인 2025. 9. 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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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철기 시집 사랑한 후에 먹는 요쿠르트는 맛있다신춘문예당선자시인선 002번으로 출간

 

 

하린 기자

 

2012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고 2017시와표현신인상을 받으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홍철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사랑한 후에 먹는 요쿠르트는 맛있다가 더푸른 출판사가 펴낸 시리즈 신춘문예당선자시인선 002번으로 출간되었다.

 

첫 시집 파프리카를 먹는 카프가에서 홍철기의 시는 유랑을 향한 탈주의 지향들이 어떤 지점을 향해수렴되곤 했다. 그것이 곧 개체적 사랑의 한계를 넘어서 공동체적 삶의 온기, 혹은 환대와 관용이라는 공감(Sympathy)의 시학에 도달하고있었다. 그는 늘 온몸을 부딪쳐 삶과 세계에 대해서 탐구하는 태도를 지녔다. 그래서 그의 시는 성실하게 진화할 수밖에 없는데, 사랑한 후에 먹는 요쿠르트는 맛있다에서 그는 온갖 상처와 흔적을 통해서 내적 성숙에 도달하는” “시적 사유의 발효와 성숙을 보여준다. “내면적 갈등의 파문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다양한 극적 상황을 통해 한편의 정신적 드라마”(황치복 평론가)를 구현하고 있는 면모를 보인다.

 

그의 시는 극적이지만 늘 사랑을 배면에 깔고 있다. 날카롭지 않고 따뜻하다. ‘이라는 국면이 으로 끝나지 않고 상생 또는 긍정을 지향한다. 그래서 시 속에 등장하는 당신이 설령 지금 여기에 없더라도 극단적으로 우울과 슬픔으로 치닫지 않는다. 부재와 결핍을 인정하고 거기에서 파생된 감정에 충실하며 그것을 자신의 정신적 드라마로 승화시키려는 의지를 불태운다.

 

사랑한 후에 먹는 요쿠르트는 맛있다는 단순한 욕망의 서사가 아니다. 타자의 영역을 인정하고 그것을 따뜻하게 껴안으며 긍정의 가능성을 여는 사유의 성숙과 진화다. 그가 이번 시집을 통해 이룩한 정신적 드라마를 통해 독자들은 매 순간 사랑의 하모니를 만날 것이다.

 

홍철기 시인의 신간 시집 발간을 기념해서 <미디어 시in>에서는 미니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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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시집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두 번째 시집을 발간한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답변: 첫 번째 시집을 발간하고 난 후에는 한동안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두 번째 시집은 발간 이후 이상하게 여러 연관된 시상이 떠올라 잠을 설치는 중입니다. 많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더 좋은 시들을 선보였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아마 이런 감정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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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첫 번째 시집과 두 번째 시집 사이 변화 양상이 있나요? 아니면 같은 흐름을 갖고 있나요?

답변: 비슷한 부분도 있고, 전혀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제 시를 보면 서사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그 분야에 대한 공부를 더 하는데 재능의 한계를 느끼곤 합니다. 첫 번째 시집은 등단 전부터 써왔던 시를 포함해 근 20년 동안의 기록이라면 이번 시집은 등단 이후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싶은 5년의 기록입니다. 그러나 줄곧 유지하는 하나의 흐름을 말씀드리자면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애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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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시집 제목이 독특합니다. 제목에 담긴 의도나 특별한 이유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답변: 먼저, 이번 시집의 제목을 놓고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번 시집은 기존의 제 시의 스타일을 과감하게 벗어난 시를 써보자는 생각도 있었고, 그러다 보니 시집의 주제를 관통하는 시 하나를 선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결론은 이 시집 이후의 시 방향성을 나타내보자는 생각으로 정하게 됐습니다. 사랑과 요구르트의 연관성에 대해 독자분들의 다양한 해석을 부탁드립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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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시집을 1234부로 구성했는데 어떤 의도가 깔려있나요?

답변: 특별한 의도보다는 시를 쓰면서 집중하게 되는 상황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외부든, 내부의 상황이든 결국 내 안에서 일어나고 반응하는 일이라, 나름대로 그 상황들에 대한 카테고리화로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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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시집 속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나 특별한 사연이 있는 작품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답변: ‘악수를 한다는 것정류장이라는 시 두 편입니다. 이 시가 만족도가 높다거나 그런 의미는 아니고, 정말 1분도 안 돼서 즉흥적으로 적은 내용 그대로 퇴고 없이 쓴 거라 좀 애착이 갑니다. 보통은 써놓고 잠들어 있는 시나, 퇴고를 거쳐 원래 의미가 사라진 시들을 보다 이 시들을 보면 좀 낯설면서도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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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시를 쓰는 일 말고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나 취미 활동이 있나요?

답변: 제가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그 분야에서 20년 넘게 일을 하다 보니 사람의 삶에 대한 관심이 많고, 감정적 소비 또한 많은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역동적인 취미보다는 자연 속에서 하는 캠핑이나, 배낭여행 등을 좋아합니다. 특히 특정한 영화에 대한 애착이 강해서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굿윌헌팅등은 수십 번 넘게 반복해서 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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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시를 쓸 때 홍철기 시인님만의 패턴이나 루틴, 혹은 버릇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답변: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는데, 주로 늦은 밤 시간에 떠오르는 즉흥적인 단어에서 연관되는 상상력이 시를 쓰게 만듭니다. 그리고 일상에서 마주친 상황을 정리하는 시편도 많은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밤 늦게까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책을 읽는 편이거나 일상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메모를 자주 하는 편입니다. 한 예로 제 직업상 잦은 인사이동으로 직원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데 그때 느낀 감정을 정리해두었다가 시에 인용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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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이 시집을 통해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특별한 주제나 주제 의식이 있나요?

답변: 근본적인 고민이긴 한데 시가 우리에게 무얼 줄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이번 시집에서 단 한 편이라도 누군가에게 의미 있게 다가온다면 충분히 그 역할을 다한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름 앞에 시인이란 말을 적었을 때 나는 어떤 시인으로 보여지는지 계속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이 시집은 그 고민 중 사람에 대한 하나의 테마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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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시집을 읽게 될 독자분들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변: 시를 통해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 시를 쓰고 싶습니다. 강물이 바다를 꿈꾸며 흘러가는 것처럼, 저와 독자 여러분 모두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집 속 시 맛보기>

 

 

악수를 한다는 것

 

홍철기

 

봄볕에 누운 꽃잎처럼 닿았다

 

당신 손이 내 손을 잡을 때

나는 조금은 착해진 것 같아

 

세상 모든 것을 잡아보던

당신의 마음이 다가올 때

 

누구와 누구가 아닌 것처럼

 

감싼 크기만큼 허락해도 좋을

세상을 알 것 같았다

 

때때로 버리고 간 날이 부끄러워

한 손으로 다른 한 손을 주물렀다

 

손끝이 아닌 전부를 내어

만나고 싶은 날이 많아졌다

―『사랑한 후에 먹는 요쿠르트는 맛있다, 더푸른출판사,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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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

 

홍철기

 

먼저 이건 비밀이라고 말을 하고 시작할 거야 사실 비밀이라는 건 몹시 은밀한 것이라서 비가 오는 날의 반쯤 부서진 여관 간판을 바라보는 일이거나 그런 여관 이름이 발칙하게도 시크릿이거나 거기서 우리는 왜 지구 같은 행성은 하나여야 하는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고 싶을 거야 지금 우리는 하나가 되는 거야 이런 풋내나는 은밀함이 아니야 상큼한 요플레를 한 숟가락 가득 떠서 입안에 넣어주고 싶을 만큼 멋진 밤이라고 나는 지금 너와 지구의 자전축처럼 끊임없이 돌고 싶어 여관 이름은 죄다 무슨 무슨 장이라서 비릿한 맛들뿐인데 우리가 머물 여기는 정류장이잖아 입 안 가득 알알이 퍼지는 알 수 없는 성별의 이야기가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정류장이라니 여기라면 지구의 자전은 늘 같은 방향이어야 하는 것에 불만 가득한 철학자가 돼보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아 벽지 가득한 원시인들은 모두 배가 불룩하게 나와 있고 눅눅한 커튼을 걷어 올리면 전등은 더 이상 발기차지 못하고 고개를 숙일 거야 그래도 여기 정류장에선 비밀이라는 모든 이야기가 환해지는 일이란 걸 알고 싶다면 조금, 쉬었다 가지 않을래

―『사랑한 후에 먹는 요쿠르트는 맛있다, 더푸른출판사,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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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 후에 먹는 요쿠르트는 맛있다

 

홍철기

 

처음 가는 곳마다 당신은 요구르트를 먹었다

우리는 이렇게 작은 요구르트병을 사랑했다

 

신비로움에 대해 말해 봐

요구르트 맛은 신비롭다고

눈발에 오줌을 누면서 말했다

 

신비로워 스며드는 순간을 사랑한다고

나는 사랑하면 요구르트를 마시라고 말했다

 

당신은 나를 만난 순간

요구르트가 없다면 떠날지도 모른다 했다

 

몸 깊은 곳마다

서걱거리는 마음 사이로

꽃잎이 날아왔다

꽃은 한쪽으로만 몰려가고 내 마음도 따라 몰려

사랑해 말해 보는 입안 가득

동그랗게 말린 혀 사이로

요구르트 향이 가득했음 좋겠다

 

꾸덕꾸덕 지지 않게 흘러내리는 아침

커튼을 걷으며 사랑한 후에 마시는

신비롭게 맛있는 당신

 

하늘이 온통 요구르트 맛이다

―『사랑한 후에 먹는 요쿠르트는 맛있다, 더푸른출판사,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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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게

 

홍철기

 

그 말 한마디에

울컥했다

 

긍게

 

당신의 말이

나를 붙든다

 

왜라고 말하지 않아서

더 이상 말할 수 없었지만

 

입안 가득 동그랗게 말아 불러주는

그 따뜻함으로

 

오늘을 토닥여주며

내게 건넨

 

긍게

―『사랑한 후에 먹는 요쿠르트는 맛있다, 더푸른출판사,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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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접다

 

홍철기

 

책을 읽다 글자 하나 접는다

 

책과 나 사이 골이 생긴다

 

여기까지는 알게 된 것으로 해야할지

여기부터는 아직 알 수 없는 것으로 해야 할지

 

고개 숙이며 곁을 지나던 계절

당신에게 나를 접어 본다면

읽을 수 있을까

 

던진 말에 푸드득 새가 날아갔다

 

허리를 접으며 웃던 아이가

모두였던 하루

지금은 세상 모든 말이 접혀

호주머니 속 영수증처럼

심장에서 굳는다

 

부딪쳐 숨 쉬는 곳마다

내가 본 모든 것을 접어 두었다면

나는

어디쯤 걷고 있을까

 

당신과 마주한 자리

접을 수 없는 바람

한 페이지가 넘어진다

―『사랑한 후에 먹는 요쿠르트는 맛있다, 더푸른출판사,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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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린 기자 2012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고 2017년 《시와표현》 신인상을 받으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홍철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사랑한 후에 먹는 요쿠르트는 맛있다』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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