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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유오 시인 _ 「침투」

포토포엠

by 미디어시인 2023. 1. 28.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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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투

 

 

차유오

 

 

물속에 잠겨 있을 때는 숨만 생각한다

커다란 바위가 된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손바닥으로 물이 들어온다

 

나는 서서히 빠져나가는 물의 모양을

떠올리고

볼 수 없는 사람의 손바닥을 잡게 된다

 

물결은 아이의 울음처럼 퍼져나간다

내가 가지 못한 곳까지 흘러가면서

 

하얀 파동은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려 하고

 

나는 떠오르는 기포가 되어

물 위로 올라간다

 

숨을 버리고 나면

가빠지는 호흡이 생겨난다

 

무거워진 공기는 온몸에 달라붙다가

흩어져버린다

 

물속은 울어도 들키지 않는 곳

슬프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모든 걸 지워준다

 

계속해서 투명해지는 기억들

 

이곳에는 내가 잠길 수 있을 만큼의 물이 있다

 

버린 숨이 입안으로 들어오려 한다

 

2020<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차유오 시인 _ 「침투」 < 포토포엠 < 기사본문 - 미디어 시in (msiin.co.kr)

 

차유오 시인 _ 「침투」 - 미디어 시in

침투 차유오 물속에 잠겨 있을 때는 숨만 생각한다커다란 바위가 된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손바닥으로 물이 들어온다 나는 서서히 빠져나가는 물의 모양을떠올리고볼 수 없는 사람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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